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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날, 물에 잠긴 반지하 집에서 숨진 40대 자매와 어린 딸의 발인식이 오늘(12일) 진행됐습니다. 취재진이 다시 찾아간 사고 현장에는 그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찬송가가 이어지고, 운구행렬이 뒤따릅니다.
지난 8일 밤 서울 관악구의 한 반지하 집에서 폭우 피해로 숨진 일가족 3명이 영원한 안식의 길에 올랐습니다.
40대 여성 A 씨와 발달장애인 언니, 13살 딸입니다.
폭우가 내린 날 병원에서 검진을 받느라 사고를 피한 70대 어머니는 딸 둘과 손녀를 모두 잃은 충격으로 계속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던 반지하 주택을 다시 찾았습니다.
창틀에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습니다.
[이웃 주민 : 동생이 꼭 언니 꼭 손잡고 가고, (가족 간에) 얼마나 각별했는데….]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그날 곳곳의 반지하 집으로 들이닥치던 물살과 죽을힘을 다해 가족을 구하거나, 스스로 탈출했던 기억들이 생생합니다.
[전예성/옆집 주민 : 그 순간에는 말할 수 없는 공포감과 내 가족이 뻔히 보이는데 못 살린다는 그런 우울감…. 머릿속에는 애들 빨리 구출해야 되겠다. 그 생각밖에 안 드는 거죠.]
당시 함께 물에 침수됐던 옆집은 복구가 한창 진행 중인데요.
사고가 났던 집은 치워지지 않고 그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수해 피해 당사자가 지자체에 직접 피해 신고를 해야 구청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복구 작업이 이뤄지는데, 아직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관악구청 관계자 : 어머니 퇴원하시면 어머니 입회하에 유류품이나 이런 걸 다 정리를 해야 된대요.]
일대 주택가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물에 젖은 물건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골목은 거의 마비 상태.
일방통행 도로에서 차들이 지나가지 못해 다시 방향을 돌립니다.
[김수진/서울 관악구 신사동 : 막혀서 못 나가니까요, 좀 뒤로 나가 주세요.]
침수 피해에 안타까운 사고까지, 관악구 반지하 주택 주민들에게 보다 섬세한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