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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엔 안보리서도 미국에 "불장난 말라"

백운 기자

입력 : 2022.07.30 06:19|수정 : 2022.07.30 06:19


미중 정상이 타이완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지 하루 만에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도 다시 미국에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겅솽 주유엔 중국부대표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 발언을 통해 "어떤 나라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선 반복적으로 주권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주권에 대해선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일부러 타이완 해협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나라 이름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을 가리킨 것이 분명한 언급이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열렸지만 겅 대변인은 작심한 듯 미국의 타이완 정책을 거론하며 "이것은 유엔 헌장의 원칙과 목적을 위반하고 무시한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그는 "중국의 국가 주권 수호 의지는 바위처럼 단단하다.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보전을 지키겠다는 14억 중국인의 결의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겅 대변인은 "나는 그 관련국(미국)이 이 점을 분명히 알고 불장난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겅 대변인에 앞서 발언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대해서만 언급했습니다.

주유엔 미국대표부의 한 대변인은 로이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현실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고 비난을 굴절시키려는 시도"라며 중국 측의 타이완언급을 일축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침략자로 명시하지 않는 것은 '주권과 영토보전의 원칙'에 대한 중국의 약속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날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타이완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불장난' 표현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잇따른 '불장난' 경고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이날 오후 아시아 순방을 떠나는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이 일정에 포함됐는지에 대해 "보안상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사진=중국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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