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시장에서 유례 없는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서울 부동산의 임대차 계약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서울 지역 부동산 임대차 계약 확정일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임대차(전·월세) 계약 건수는 오늘까지 신고된 것을 기준으로 46만 4천684건에 달했습니다.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하는 확정일자 기준의 등기정보광장 통계 자료가 2014년부터 공개된 이래 상반기 임대차 거래가 40만 건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임대차 거래량(35만 4천512건) 대비 31.1% 증가한 수치입니다.
고강도 대출 규제 지속과 금리 인상 압박에 따라 매매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주택뿐 아니라 부동산 전반에 걸쳐 임대차 안주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전세 거래량의 경우 올해 상반기 21만 8천62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의 거래량(19만 5천966건)과 비교해 11.6% 늘었습니다.
특히 월세는 증가 폭이 전세보다 훨씬 가팔랐습니다.
월세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24만 6천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15만 8천546건)보다 무려 55.2% 늘어나며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월세 거래량은 상반기 기준으로 2018년 13만 6천266건, 2019년 14만 1천929건, 2020년 15만 1천501건, 지난해 15만 8천546건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상반기 기준)은 2019년 42.3%, 2020년 42.4%, 지난해 44.7%로 미미한 수준의 상승 폭을 보이다가 올해 53.0%로 껑충 뛰었습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율이 50%를 웃돌면서 전세 계약 비율을 역전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이유는 대출 규제가 더욱 강해졌고, 금리도 계속 높아지면서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더 낮은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기준금리가 꾸준하면서도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최근에는 임대인뿐 아니라 임차인 또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입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되면서 상반기 기준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가운데 보증금을 제외하고 월세만 1천만 원 이상인 계약이 역대 최다인 6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매수를 보류한 세입자가 전·월세에 안주하는 현상은 임대차 가격 상승으로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 2∼3년간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동행하는 흐름을 보였다면 앞으로는 서서히 분리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