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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 폭염 · 화마에 신음…"기후변화가 사람 죽인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7.19 08:07|수정 : 2022.07.19 08:07


▲ 프랑스 지롱드 지역에서 꺼지지 않는 산불

유럽 곳곳이 며칠간 이어지는 불볕더위와 꺼지지 않는 산불로 연일 신음하고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서쪽 지방에서는 한낮 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영국에서는 기온이 조만간 40도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AFP, AP,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 서쪽 도시 낭트는 이날 기온이 42도로 종전 최고 기록인 1949년 40.3도를 넘어섰습니다.

서쪽 연안 도시인 브레스트에서는 수은주가 39.3도, 생브리외에서는 39.5도를 가리키면서 역대 가장 뜨거운 날이었습니다.

폭염의 기세는 비교적 선선한 여름 날씨를 자랑하는 영국에까지 뻗쳐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페넬로프 엔더스비 영국 기상청 최고경영자(CEO)는 BBC 방송에 "내일(19일)이면 기온이 40도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런던 북부 루턴 공항에서는 열기로 인해 활주로 일부 구간이 부풀어 오르는 바람에 공항을 일시적으로 폐쇄했습니다.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뜨거운 날씨 때문에 선로가 뒤틀릴 위험 등을 이유로 열차 속도를 줄이거나, 열차 운행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는 푹푹 찌는 날씨 속에 산불까지 좀처럼 잡히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를 품고 있는 프랑스 지롱드 지역에서는 산불이 계속 번져 수천 명이 추가로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산과 붙어있는 미클로 마을에서는 5천여 명이, 그 옆에 있는 테스트드뷔시 마을에서는 3천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폭염으로 51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 전역에서도 화마와의 싸움이 이어졌습니다.

화재 현장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후 변화가 사람을 죽이고,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페인 카탈루냐 산불을 진압하는 헬리콥터
한때 낮 기온이 47도까지 오른 포르투갈에서는 이날 더위가 살짝 꺾였으나 여전히 산불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소방당국은 산불이 난 북부 지역 9곳에서 1천 명이 넘는 소방관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있습니다.

독일과 이탈리아, 벨기에 등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나라들도 앞으로 며칠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 역시 폭염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일부 지역 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로이터,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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