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선동열의 시구 · 이대호의 작별 인사…미스터 올스타는 정은원

배정훈 기자

입력 : 2022.07.16 23:56|수정 : 2022.07.16 23:57


미스터올스타상 수상 정은원 (사진=연합뉴스)
레전드 선수 40인 투표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국보 투수'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의 시구로 시작해 올 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리빙 레전드' 이대호의 작별 인사로 추억에 잠겼던 '40주년 올스타전'에서 마지막에 가장 큰 함성을 끌어낸 선수는 나눔 올스타 정은원이었습니다.

나눔 올스타는 오늘(1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드림 올스타를 6대 3으로 꺾었습니다.

양 팀은 정규이닝 9회까지 3대 3으로 팽팽하게 맞섰고, 역대 6번째 연장전이자, 2011년 이후 11년 만인 역대 두 번째 승부치기에 돌입했습니다.

드림 올스타는 마무리 오승환이 남아 있었지만, 포수 김민식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김민식은 1985년 김성한, 2018년 강백호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올스타전에 등판한 야수'로 기록됐습니다.

주자를 1, 2루에 놓고 시작하는 승부치기 연장 10회 초, 나눔 김혜성이 김민식에게 우전 안타를 쳤습니다.

그러나 나눔 우익수 최지훈이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2루에서 홈까지 내달리던 최형우를 잡아냈습니다.

이어진 1아웃 1, 2루에서는 2루수 황재균이 류지혁의 타구를 잡아 타자주자를 처리했습니다.

'투수 김민식'의 무실점 투구 가능성이 커지던 상황, 정은원이 나눔 올스타 타자의 자존심을 살렸습니다.

정은원은 김민식의 시속 137km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3점포를 터뜨렸습니다.

정은원은 기자단 투표에서 100% 지지를 얻어, 올스타전 MVP에 뽑혔고, 상금 1천만 원도 챙겼습니다.

나눔 올스타는 10회 말 정통 마무리 고우석을 마운드에 세웠습니다.

드림 올스타를 응원하는 팬들은 '야수를 투수로 내세우라'는 의미의 장난스러운 야유를 보냈지만, 고우석은 흔들리지 않고 10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를 끝냈습니다.

고우석은 우수투수상을 받았습니다.

KBO는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올스타전 준비에 공을 들였습니다.

시구 마친 선동열 전 감독 (사진=연합뉴스)
영상을 통해 프로야구 팬과 고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동상을 거쳐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 감독에게 공이 날아왔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은 힘차게 시구했고, 공을 받은 드림 올스타 포수 김태군은 유격수 자리에 있던 이종범 LG 2군 감독에게 공을 넘겼습니다.

이 감독은 1루를 지킨 이승엽 KBO 홍보대사에게 현역 때처럼 송구했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과 고 최동원 전 감독, 이종범 감독, 이승엽 홍보대사는 팬과 전문가 투표로 선정한 KBO 레전드 40인 중 1∼4위에 오른 '전설'입니다.

이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선발 맞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이 대결에서는 나눔 선발 양현종이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1이닝 2피안타 1실점 한 김광현에게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김광현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고에도 자신의 드림 올스타 선발 투수로 만들어 준 팬들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정후가 김광현을 괴롭혔습니다.

나눔 톱타자 이정후는 4구째를 받아쳐 오른쪽 파울 폴을 살짝 벗어나는 '파울 홈런'을 만들더니, 기어코 우전 안타로 출루했습니다.

김광현은 나성범을 삼진 처리했지만, 김현수 타석에서 이정후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습니다.

이정후는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3루에 도달했습니다.

2아웃 3루에서 김광현은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빼앗겼습니다.

올스타전 양현종 (사진=연합뉴스)
올해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은 양현종은 '최다 득표 감사'라고 적은 유니폼을 내보이며 팬들의 함성을 끌어냈습니다.

양현종은 노아웃 1, 3루에 몰렸지만, 최정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대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습니다.

이어 중견수 이정후가 박병호의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 앞에서 뛰어오르며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습니다.

하지만 이날 이대호와 팀을 이룬 드림 올스타가 '이대호 은퇴 행사'를 앞둔 5회 말 승부를 뒤집었습니다.

1아웃 이후 호세 피렐라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출루하자, 한유섬이 중전 안타로 화답했습니다.

피렐라는 전력으로 달려 홈을 밟았습니다.

허경민의 볼넷으로 이어진 1아웃 1, 2루에서 이대호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2010·2011년 이대호와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황재균이 중전 적시타로 2대 1 역전을 끌어냈습니다.

롯데 이대호
KBO는 올스타전 클리닝타임에 '이대호 은퇴 투어' 행사를 열었습니다.

후반기에 9개 구단에서 열릴 '이대호와의 작별 인사' 첫 페이지였습니다.

10개 구단 팬이 '이대호 응원가'를 열창했고, 이대호는 눈물을 흘리며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승부를 잊고, 이대호의 앞날을 축복했던 양 팀은 6회 시작과 함께 다시 맞섰습니다.

드림 올스타는 6회 말 1아웃 이후 터진 박성한의 좌익수 쪽 2루타와 대타 박세혁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습니다.

하지만 나눔 올스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나눔 황대인은 8회 초 1아웃 1루에서 최준용의 직구를 공략해 동점 우월 투런포를 터뜨렸습니다.

동점포를 친 황대인은 우수타자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고, '투수로 나선 포수' 김민식을 공략해 3점포를 쏜 정은원 덕에 나눔 올스타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나눔 올스타의 올스타전 전적은 16승 28패가 됐습니다.

이날 경기는 시작 직전에 강하게 내린 비로 올스타전은 50분 늦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만 3천750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3년 만에 열리는 올스타전을 맞이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