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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여전한 임금체불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극단적 선택까지…

박세원 기자

입력 : 2022.07.15 17:43|수정 : 2022.07.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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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사진 속 말끔한 정장 차림의 한 남성.

베트남인 노동자 A씨는 지난해 7월,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시작했습니다.

고향의 아내에게 보낼 생활비와 자신의 폐병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달부터 임금이 끊겼습니다.

[A씨 한국인 동료(음성변조) : (A씨가) 3일에 한 번씩은 계속 전화를 했어요. 몇 번 찾아가서 돈 달라고 돈 달라고 했는데…]

밀린 임금 3백만 원을 달라고 8개월 가까이 이곳저곳 호소하다, 결국 지난 5월 베트남으로 돌아갔습니다.

A씨는 생활고와 지병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득푸 / A씨 베트남인 동료 : 그 사람 와이프가 힘들어서 저는 매일 부탁했어요. 돈 좀 먼저 돌려주십시오.]

이 현장에서 A씨처럼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은 32명, 임금체불액은 1억 1천7백만 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29명이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득푸 / A씨 베트남인 동료 : 우리 직원들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업체 대표(음성변조) : 너희들 얼마 기다리고 안 기다리고, 너희들 나한테 그렇게 해야돼?]

이들이 체불임금을 열 달이 지나도록 못 받으면서도 속수무책이라고 느끼는 건, 대부분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입니다.

노동청이나 지자체에 알렸다가 혹시 추방당할까, 두렵습니다.

또 불법체류 신분이다 보니 고용주와 맺은 계약서도 없습니다.

[A씨 한국인 동료(음성변조) : (외국인들은) 받더라도 다 못받아요. 이래서 까고, 이래서 적게 주고… 계속 '기다려라 기다려라' 이 친구들 보면 되게 안 타깝죠.]

해당 업체는 취재진에게 "원청 건설사가 대금을 안 줘 생긴 일이라며 받으면 체불임금을 주겠다"고 말했고,

원청 건설사는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박세원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 편집 : 김경연 / CG : 김홍식 / 제작 : 뉴스플랫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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