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거리 어떠냐?" 묻자…윤 대통령, 즉석에서 "물어봐요" "크게"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2일)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을 이유로 잠정중단했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하루 만에 재개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취재진의 거리는 7∼8ｍ 정도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실 출근길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멀리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잠시 멈춰 선 뒤 말을 건넸습니다.

오늘 질의응답은 윤 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2분 가량 이어졌습니다.

흰색 마스크를 쓴 윤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코로나 확진되고 해서, 여러분들 가급적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청사에 근무하는 분들 안전을 지키려고 했는데, 다들 나오신다며"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어제 기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11명인 점을 거론한 것입니다.

기자실은 2층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 위치했습니다.

과거 청와대와 기자실인 춘추관이 별도 공간에 있었던 때와 상황이 달라 대통령 경호처의 강력 권고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는 게 어제 대통령실 설명이었습니다.


한 기자가 "이 정도 거리에서 도어스테핑을 하는 것은 어떠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활짝 웃은 뒤 "뭐 물어볼 것 있으면 물어봐요. 한 개만 하고 들어갑시다"라고 답했습니다.

이후 예정에 없었던 도어스테핑이 즉석 재개됐습니다.

다만, 기존처럼 1∼2ｍ 근접 거리에서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과 기자 모두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데, 방역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잘 안 들리는 듯 "크게"라고 외쳤습니다.

이후 질문은 이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질병관리청장, 국가 감염병 대응위원장, 복지차관이 와서 회의했는데 내일 국무총리 중대본 회의에서 기본 방침이 (결정된다)"라고 답했습니다.

어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때 가장 주력을 두고 당부한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제일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이 경제 위기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들 질문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웃으며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발걸음을 옮기며 "여러분 모두 조심하세요. 여러분 괜찮으면 여기 앞에다가 나중에 (포토라인) 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일도 도어스테핑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이거야 하면 안 되겠어요?"라며 "여러분 괜찮으면 며칠 있다가 (포토라인) 칩시다"라고 했습니다.

어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은 김대기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풀단(취재 공유 그룹) 체제로 운영키로 한 방침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고강도 조치였습니다.

이를 두고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메시지 관리 차원이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시선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현영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도어스테핑 중단은 코로나 재유행을 핑계로 한 대국민 소통 중단"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 재개로 그간 강조했던 '탈권위 소통' 행보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메시지 관리 차원은 절대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하려고 했으나 경호처에서 워낙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