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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관리들 "원숭이두창 이미 비상사태…백신 공유해야"

김용철 기자

입력 : 2022.07.03 21:28|수정 : 2022.07.03 21:28


아프리카 보건 관리들이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미 비상사태라면서 해당 백신의 공유를 부국들에 촉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아흐메드 오그웰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대행은 "원숭이두창은 우리에게 비상사태를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원숭이두창을 비상사태로 대처해 더 많은 고통을 야기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수십 년간 중부 및 서부 아프리카에서 풍토병이었으나 연구소 진단 역량 부족과 약한 감시 체계 때문에 많은 경우 검출이 안 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은 1천800여 건의 원숭이두창 의심사례를 보고했습니다.

이 가운데 70여 명이 사망했고, 109건만이 연구소에서 확진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모로코 등 이전에 원숭이두창이 보고되지 않던 나라들까지 퍼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맛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담당 국장에 따르면 대륙 감염의 90% 이상은 콩고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모에티 국장은 원숭이두창 백신의 글로벌 공급량이 제한된 점을 감안, WHO가 제조사 및 백신 비축국가들과 더불어 공유를 할 수 있는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숭이두창이 글로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계기로 아프리카에서 이 질병을 영구히 퇴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아프리카는 지금까지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효과가 있는 천연두 백신을 접종하기보다는 접촉자 추적 및 격리 조치 등으로 주로 대응해왔습니다.

유럽과 북미의 원숭이두창 환자들은 주로 게이, 양성애자,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에게서 발견되는 반면 아프리카의 경우 남녀 감염자 비율이 거의 균등하고 대체로 감염 동물과 접촉을 통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51개국에서 5천 명 이상으로 보고됐습니다.

과반수는 유럽에서 발생했고 아프리카 바깥에서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WHO는 원숭이두창이 더 많은 나라들로 확산하고 임신부와 아이들 등 취약계층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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