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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폐기품인 줄" 5900원짜리 족발 먹고 '횡령' 고소 당한 알바생 무죄

이선영

입력 : 2022.06.16 18:14|수정 : 2022.06.16 21:21


판매 중인 상품을 매대에서 꺼내 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즉석식품 폐기 시간을 착각해서 먹었다는 본인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오늘(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강영재 판사)은 업무상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은 40대 여성 A 씨에게 지난 13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서울 강남 한 편의점에서 근무 6일차였던 2020년 7월 5일, 밤 11시 30분에 폐기돼야 할 5,900원짜리 즉석식품 '반반족발세트'를 같은 날 저녁 7시 40분쯤 꺼내 먹었다는 이유로 편의점주에게 고소를 당했습니다.

당시 해당 편의점은 유통기한을 넘겨 폐기 대상이 된 즉석식품은 아르바이트 점원이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편의점 도시락은 매일 저녁 7시 30분에, 냉장식품은 밤 11시 30분에 각각 폐기했습니다.

A 씨는 냉장식품에 해당하는 반반족발세트를 도시락으로 착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반족발세트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고기, 마늘, 쌈장, 채소 등이 들어 있어 편의점 도시락과 유사한 모양이었습니다.

실제 A 씨는 도시락 폐기 시간인 저녁 7시 30분으로부터 10분이 지난 후에야 매대에서 해당 상품을 꺼내 폐기 처리한 뒤 먹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반반족발세트가 판매 가능 시간이 지난 폐기 대상 제품이라고 생각해 먹었을 뿐"이라며 "횡령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꼭 쌀밥이 있어야만 도시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A 씨가 반반족발세트를 도시락으로 생각하고 폐기 시간대를 저녁 7시 30분으로 봤을 정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재판부는 A 씨가 이 편의점에서 근무한 5일 동안 15만 원이 넘는 물품을 구매한 점을 들어 "편의점에서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본인 돈으로 구매했던 A 씨가 5,900원짜리 반반족발세트만 유독 횡령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진='GS25'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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