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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과학자 2명 의문사…'이스라엘 독살설'

장민성 기자

입력 : 2022.06.14 22:49|수정 : 2022.06.14 22:49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연구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 30대 과학자 2명이 최근 잇따라 의문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관리와 일부 외신은 젊은 과학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두고 이스라엘의 독살설을 제기했습니다.

14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우주항공 과학자 아유브 엔테자리(35)가 지난달 31일 사망했습니다.

엔테자리는 사망 며칠 전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한 후 식중독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숨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야즈드에 위치한 정부 산하 항공우주센터에서 미사일과 항공기 엔진 관련 연구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관리는 엔테자리 등을 초대해 저녁 자리를 마련한 인물이 현재 종적을 감춘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지질학자인 캄란 아가몰라에이(31)도 지난 2일 타브리즈로 출장을 다녀온 뒤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다가 돌연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스라엘 언론과 외신들은 아가몰라에이가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장소 중 하나인 나탄즈 핵시설에서 일한 인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복수의 이란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이 이들 과학자를 독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공격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상대를 공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 2020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할 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2020년 11월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은 직접 실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사이드 호아에이 대령이 테헤란 도심에서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이 암살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습니다.

NYT는 이스라엘의 암살 대상이 이란의 고위급 인물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의 군인과 실무 과학자들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엔테자리와 아가몰라에이의 죽음과 관련한 취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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