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쩍쩍 갈라진 저수지 바닥…낚시 좌대는 맨땅에 덩그러니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6.13 14:26|수정 : 2022.06.13 14:26


오늘(13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저수지 모습입니다.

극심한 봄 가뭄에 절반가량 드러난 저수지 바닥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낚시객들이 줄지어 앉아 있을 저수지 주변 좌대는 마치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처럼 땅 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낚시터 운영자 이 모(65) 씨는 "이렇게 심한 가뭄은 처음"이라며 "저수지에 물이 거의 없어 낚시터는 운영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40㏊에 달하는 노곡저수지의 현재 저수율은 24.9%로, 최근 30년 평균 저수율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안성에서 규모가 큰 금광·마둔저수지는 2017년 저수율이 10% 안팎까지 떨어진 최악의 가뭄 사태 이후 평택호와 관정을 연결해 지난해부터 물을 끌어다 쓰면서 저수율은 간신히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당초 올해까지 예정됐던 두 저수지와 평택호 연결 송수관 공사를 1년 앞당겨 작년에 완료했다"며 "이 덕분에 현재 금광저수지에는 초당 0.338t, 마둔저수지에는 초당 0.131 t의 물이 평택호로부터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닥 드러낸 안성 노곡저수지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경기도 강수량은 137.7 ㎜로, 평년(249㎜) 대비 55%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경기도 330개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지난 8일 기준 47.7%로, 평년 평균 저수율 54%의 88% 수준입니다.

봄 가뭄이 절정에 달하면서 농민들은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에서 만난 농민 김 모(74) 씨는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가뭄은 겪어 보지 못했다"며 "비만 기다려선 절대 농사를 못 짓는다"고 말했습니다.

2천㎡ 규모의 밭에서 파를 재배하는 김 씨는 가뭄에 대비해 관정을 뚫어 급할 때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작년에는 열흘에 한 번꼴로 관정에서 물을 퍼 올렸는데 올해는 매일 퍼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매일 물을 대지 않으면 작물이 다 말라 죽는다"며 "우리 밭은 그나마 관정이 따로 있어 농사가 가능하지만, 옆집은 관정이 없어서 660㎡ 밭에 고추가 다 말라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아 비료를 뿌려도 땅에 녹아들지 않는다는 김 씨는 오늘도 관정에서 물을 퍼 올려 간신히 밭에 물을 댔습니다.

대덕면 파 밭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농민 정 모(72) 씨는 "감자나 마늘, 파는 지금이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라 물이 많이 필요하다"며 "비는 안 오고, 저수지는 마르고, 결국 지하수를 뽑아다가 밭에 갖다 뿌리고 있는데 매일 이 작업에만 몇 시간씩 걸려 농사짓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안성시는 밭작물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급수가 시급한 곳에 살수차를 활용, 급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 관계자는 "모내기한 논과 밭 등 급한 곳부터 급수를 하고 있다"며 "그나마 물이 충분하지 않아 논에는 흙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물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현재까지 안산 등 7개 시·군 논 157 ㏊에서 물 마름 현상, 여주 등 3개 시·군에서 밭 가뭄 현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도는 이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위기 대응 단계를 '주의'로 격상해 31개 시·군과 함께 상황관리합동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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