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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트르 대제 닮으려는 푸틴 "러시아 땅 되찾는 것은 의무"

김영아 기자

입력 : 2022.06.10 16:11|수정 : 2022.06.10 16:17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 영토를 되찾고 강화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표트르 대제 탄생 350주년 기념행사에서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과 벌인 북방전쟁에 대해 "그는 무언가를 뺏은 게 아니고 되찾은 것"이라며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모두가 그 땅은 스웨덴의 일부라고 생각했지만 태곳적부터 슬라브인들이 그곳에서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표트르 대제는 1689년 왕위에 오른 뒤 오스만 제국, 스웨덴과 전쟁을 치러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에 표트르 대제의 초상화를 걸어둘 정도로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발언 역시 자신을 표트르 대제와 비교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계엄령을 준비할 내무부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 같은 조직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크렘린궁이 계엄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한 것과는 배치되는 조치다.

러시아에서는 올해 초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소문에 따라 수만 명이 해외로 떠났는데, 이때도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같은 소문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니라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계엄령이 내려지면 국경폐쇄, 대규모 예비군 동원, 적국 시민 강제수용소 설립 등이 가능해집니다.

최근 러시아 내에서도 소수지만 전쟁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한 정치인은 전쟁을 지지하는 'Z'와 'V' 심볼을 담은 깃발에 대한 다수의 민원에 따라 이를 제거하도록 요구한 시청 직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계엄령이 러시아 본토가 아닌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러시아 합병에 대한 주민 투표가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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