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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국자 "러 에너지 수출 수익, 전쟁 전보다 늘어"

곽상은 기자

입력 : 2022.06.10 08:16|수정 : 2022.06.10 08:16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대한 서방의 금수 조처 확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 수출 수익을 얻고 있다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안보 특사는 현지시간 9일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원유와 가스 판매로 전쟁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유가 급등으로 러시아는 아무런 손실을 입지 않았다면서 "올해 러시아의 에너지원 수출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호치스타인 대사의 언급은 러시아 측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서방의 대러 에너지 금수 조처의 효과가 제한적임을 보여줍니다.

로이터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러시아의 판매를 제한하려는 서방의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수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다른 한편으로는 석유와 가스의 국제 가격 급등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서방의 금수 조치 확대에도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에 기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석유를 헐값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5월 러시아산 석유를 하루 평균 84만 배럴 사들이면서 4월보다 수입량을 두 배 이상 늘렸고, 6월에는 더 많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미국은 최근 인도 당국에 러시아산 석유를 너무 많이 구매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거래에 대해 세컨더리 제재 즉 제3자 제재를 부과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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