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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장군님 생각하며 달렸다" 북한 정성옥이 다시 TV에 나온 이유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입력 : 2022.06.03 02:12|수정 : 2022.06.03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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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안정식 북한전문기자와 한 주간 북한 소식 알아봅니다.

Q. 북한 스포츠스타 정성옥은 누구?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 정성옥 선수라고 기억하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여자 마라톤으로 우승했던 선수입니다. 남북을 통틀어서 비중 있는 국제대회에서 여자 마라톤으로 우승한 유일한 사례인데요. 사실 정성옥 선수는요. 이런 경력보다도 우리한테는 우승을 한 뒤에 했던 소감 인터뷰로 더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결승지점에서 장군님이 불러주는 모습이 떠올라 끝까지 힘을 냈다, 이런 인터뷰를 했는데 이 인터뷰가 세계적으로도 회자가 됐을 뿐 아니라 북한 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북한에서 정성옥 선수를 환영하는 연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정 선수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성옥/북한 여자 마라톤 선수 (1999년) : 아버지 장군님의 그리운 영상을 안고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려는 일념으로, 105리를 달려 세계 패권을 쥐게 되었습니다.]

정 선수는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았고, 차량과 주택을 선물받았는가 하면, 우승 상금을 당에 헌납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쓸 수 있는 북한에서는 상당한 특혜를 받았다고 합니다.]

Q. 정성옥, TV에 나온 이유는?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 최근에 북한 조선중앙TV가 '체육명인들'이라고 해서 스포츠스타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는데요, 여기에 나왔습니다. 과거 우승 장면을 회상하는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정성옥/북한 여자 마라톤 선수 : 결승선으로 가는 그 길이 길지는 않았지만, 정말 결승선에서 우리 장군님께서 저를 기다리시는 그 순간으로 생각했고….]

그러면서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가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성옥/북한 여자 마라톤 선수 : 자기를 이겨내는 선수만이 우승자가 되는 것처럼, 인생도 높은 정신력과 의지를 가지면 그 어떤 난관도 웃으며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무리 어려워도 정성옥 선수처럼 강한 정신력과 의지가 있으면 지금의 난관을 이겨낼 수 있다, 이게 바로 북한이 하고 싶은 얘기인 것 같습니다.]

Q. 북한이 정신력 강조하는 이유?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 정 선수가 프로그램에서 한 말 중에 한 대목만 더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성옥/북한 여자 마라톤 선수 : 고난의 행군, 강행군을 이겨내는 우리 조국 인민들이 그 영웅적 기상을 안고 달리는 그런 순간이었고….]

정 선수가 우승한 1999년은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었다는 고난의행군이 얼마 지나지 않은 때입니다.

때문에 정 선수의 우승이 북한으로서는 각별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는데요, 북한이 지금 다시 정 선수의 정신력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이 그때보다 그리 많이 나아지지 않았다 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도 해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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