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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일당, 성남시 의원 직접 로비 정황…김만배 "한구형은 내가 처리"

박찬근 기자

입력 : 2022.05.02 13:50|수정 : 2022.05.02 13:50


대장동 개발 특혜 로비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 사이의 녹음파일이 재판에서 공개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오늘(2일) 김 씨와 정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의 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을 열어 정 회계사가 2013년 녹음한 파일들을 법정에서 재생했습니다.

오늘 재생된 정 회계사와 김 씨 사이 통화 녹음에는 두 사람이 성남시의회 강한구 의원에 대한 로비를 상의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녹음 파일에서 김 씨는 "한구 형은 누가 전달해야 하나"라고 말했다가 곧 "한구 형 부분도 내 선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그게 맞는 것 같다"며 "10억, 20억 가져가서 거기서 정리하셔야 한다"고 답합니다.

정 회계사는 이어 "대신 나중에 그쪽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은 지셔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검찰은 "이 파일이 녹음된 시기는 2013년 3월 9일인데, 강 의원은 2012년까지만 해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유보적이었다가 2013년 2월 찬성 의견을 냈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이익을 약속한 사람들에게 잘라줘야 하고 강 의원에게 로비하는 것은 김 씨가 맡겠다고 언급한 것이 녹음파일에서 확인된다"고 짚었습니다.

이 밖에도 두 사람은 통화에서 수차례 '의장님'을 언급했습니다.

이 의장님은 최윤길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을 의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녹음 파일에서 정 회계사가 먼저 "의장님과 통화해 보셨습니까"라고 묻자, 김 씨는 "안 왔다"며 "거기도 한번 가봐야겠다"고 대답합니다.

김 씨는 이어 "앞으로 점점 의장이 세질 것"이라며 "대장동 키는 의장님이 완전히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이어 오늘도 공판 내내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을 재생합니다.

재생할 녹음파일이 66건에 달해 내일과 3일과 오는 6일 공판에도 녹음 파일 재생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정 회계사의 녹음 파일은 대장동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 씨, 남 변호사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이 사건의 스모킹 건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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