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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장애인 친형 살해한 60대, 쓰러진 형 두고 또 술 사러 나갔다

김성화

입력 : 2022.04.29 16:46|수정 : 2022.04.29 16:46

"또 술 마시냐" 말에 격분해 범행…항소심 재판부, 징역 18년 선고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음주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장애인인 친형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9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8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친형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 형제는 평소에도 음주 문제로 종종 다툼을 벌였는데, 사건 당일 낮 1시 30분쯤 술을 마시던 A 씨에게 B 씨가 "또 술을 마시냐"며 나무라자 말다툼이 벌어졌고 이후 몸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격분한 A 씨는 친형 B 씨를 향해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렀고, 3시간이 넘게 지난 오후 5시쯤 되어서야 신고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고 전에는 술을 사기 위해 외출을 하고, B 씨의 연락을 받고 온 요양보호사의 출입을 막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었던 B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A 씨는 "장애인인 형을 살해할 동기가 없었고 술에 만취해 기억이 없었다"면서 "고의로 살해한 것이 아니고 당시 심신장애가 있었으므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쓰러져있음에도 옷을 갈아입고 술을 사러 나가거나 요양보호사의 출입을 막은 점을 볼 때 사실 오인의 잘못이 없다"며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범행이 계획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고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점은 참작하지만 피해자를 구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은 부분에 비춰봤을 때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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