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60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직원이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돈을 빼낸 걸로 드러났습니다.
우리은행 공시에 따르면, 은행에서 특정 계좌로 2012년 10월과 2015년 9월, 2018년 6월 세 번에 걸쳐 614억5,214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돈을 뺀 차장급 직원 A 씨는 횡령 당시와 적발 직전까지 10년간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했습니다.
횡령금 대부분은 우리은행이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결정한 뒤,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로부터 받은 계약금으로 알려졌습니다.
매각을 주도한 우리은행이 계약이 파기된 뒤 계약금을 별도 계좌에 관리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돈을 빼낸 겁니다.
계약금을 이란 가전업체로 송금하기 직전이 되어서야 은행 측은 계약금 계좌가 빈 걸 발견하고 A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도 벌였지만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잠적했던 A씨는 고소장 접수 4시간 만인 어젯(27일)밤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자수했고 긴급 체포됐습니다.
은행 직원이 아닌 A씨 동생도 몇 시간 뒤 경찰서에 나타나 범행 공모 사실을 자수했습니다.
두 사람은 횡령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진술은 거부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내일 오전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금융감독원은 횡령의 규모나 방식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재산 가압류 등을 통해 횡령 금액을 적극 회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