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딸 33명 중 27위 · 아들 17명 중 7위"…정호영, '아빠 찬스' 반박

한세현 기자

입력 : 2022.04.14 20:59|수정 : 2022.04.14 20:59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의 의과대학 편입학을 둘러싼 특혜 논란을 반박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오늘(14일) 설명자료를 내고, "정 후보자 자녀가 편입학 과정의 절차적·내용적 측면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있던 2016년과 2017년 각각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해 이른바 '아빠 찬스' 특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특히 두 자녀 모두 의대에 편입하기 전 아버지가 근무하는 경북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경력이 있어, 이른바 '스펙 쌓기' 특혜 의혹도 커졌습니다.

정 후보자 아들은 경북대 전자공학과 재학 당시와 졸업 직후인 2015년 8월부터 2016년 8월 사이 한국학술지인용색인, KCI 등재 논문 2편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편입학 과정에서 1단계 학사성적 200점, 공인영어 100점, 서류전형 200점 점수의 합으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점수에 면접고사 100점, 구술평가 200점 점수를 합해, 800점 만점으로 평가해 선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2단계는 개별면접 평가로 진행했는데, 심사위원을 무작위 임의배정 방식으로 구성했고, 1·2단계 심사위원도 달라서 특정 개인에게 이익을 주기는 어려운 구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준비단은 또, 2017학년도 심사위원은 52명, 2018학년도 심사위원은 55명이었는데, 의과대학 임상교수가 약 30%, 생화학 등 기초의학 교수가 약 70% 비율로 구성됐다고 부연했습니다.

면접 등 정성요소는 전체배점의 40% 이내로 제한돼 있었습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를 졸업한 정 후보자 딸은 1단계 평가에서 학사성적 평균 93.70으로 모집인원 33명 가운데 16위, 영어 TEPS 점수는 855점으로 11위, 서류평가는 28위를 차지했습니다.

2단계 평가에서는 면접점수 15위, 구술평가 19위로 최종 합산 점수가 전체 33명 가운데 27위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술평가는 각기 문항이 다른 3개 고사실에서 각 3명의 심사위원에게 평가받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정 후보자 딸은 제3고사실에서 위원 3명 모두에게 만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준비단은 "구술 평가는 의과대학 교육 이수를 위한 기초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문제 해결과 종합사고 판단형 문항을 영문 혹은 국문 형태로 출제하는 시험"이라면서, "당시 제3고사실이 아닌 다른 고사실에서도 만점을 받은 다른 지원자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정 후보자 딸의 의대 편입 이후 최종 학점은 4.5점 만점에 3.16점이었습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 졸업하고 대구·경북 지역 고교·대학 출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을 통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 후보자 아들은 1단계에서 학사성적 96.90으로 합격자 17명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영어 TEPS는 881점으로 3위, 서류평가는 6위를 기록했습니다.

2단계에서는 면접점수 8위, 구술평가 10위로 최종 17명 가운데 7위에 올랐습니다.

준비단은 "중간 수준이었던 개별면접 점수에 비해 학사성적과 영어성적 합산 점수는 17명 중 1위로, 학력점수가 다른 합격자들에 비해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후보자 아들이 응시한 특별전형은 2018학년도에 신설된 전형으로, 당시 경북대 의대 편입 합격자 33명 가운데 17명이 해당 특별전형을 거쳤습니다.

다만, 정 후보자 측은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에 도전할 때 특별전형이 신설된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학부 시절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2편에 대해서는 "의과대학이 아닌 공과대학의 전공 관련 논문으로 지도교수인 박종태 교수 추천으로 논문 작성에 참여한 것"이라며 절차상 부당한 과정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논문에 참여한 한 연구자는 정 후보자 아들에 대해 "논문 제3저자로서 역할을 할 만큼 했다고 봐서, 제3저자로 넣었다"라면서, "누구의 자식인지도 몰랐고, 착실한 학생이고 본인이 참여하고 싶어해서 교수님이 넣어주신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준비단은 자원봉사와 관련해서는 병원의 사회사업실을 통해 신청했던 것이라며, "경북대병원은 자원봉사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상시로 신청이 가능하다"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초단기 신청이 아닌 이상 신청된 이들에게 모두 자원봉사 기회가 부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직후 부적절한 칼럼 논란에 이어 자녀 편입 특혜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정부는 오늘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사진=경북대병원 제공,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