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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은 다 계획이 있다…부모님 위해 만든 보이스피싱 총정리

백운 기자

입력 : 2022.04.12 17:57|수정 : 2022.04.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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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죄는 '관심사'를 먹고 자란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최신 관심사를 반영하면서 진화해왔습니다. 코로나 시국과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이벤트도 피싱 범죄의 주요 먹잇감이 돼왔습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최근엔) 정부에서 만든 (코로나19 관련) 기금으로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려고 하는데, 사실 이 기금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을 상환을 하셔야 된다, 우리가 보내는 은행원한테 돈을 갚아라.

[박동현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선임조사역]
자가진단키트를 공급해주겠다고 해서 약국이나 편의점주를 대상으로... (대선 전에는) 대통령 선거 관련한 설문조사를 빙자해서 개인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고...

2. 대출 사기 주요 타깃은 40~50대

보이스피싱의 대표격인 대출 빙자 사기의 주요 타깃은 40~50대입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40~50대 분들이 지금 가장이시고 대부분은 대출 상품을 이용을 하고 계세요. (범죄 조직은) 정부 지원 자금 대출이 나왔는데 이 기간이 굉장히 한정적이었다고 또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면 (연락을) 받으신 입장에서는 이거 소진되기 전에 빨리 해야 내가 갈아타겠다.

통화든 문자든 저금리 대출 상품 권유가 시작되면 일단 의심해야 합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만약에 은행에서 먼저 대출 가능하니까 대출 받으시라고 전화가 왔다면 그거는 거짓말이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자녀를 사칭해 접근하는 이른바 '메신저 피싱'도 증가 추셉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자녀가 좀 사고를 당해서 당장 돈이 급하다고 하니까 그때부터는 약간 이성의 한도가 약간 좀 낮아지시는 거죠.

3. '어색한 한국어'는 없다

어색한 한국어 말투, 다짜고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어리숙한 시나리오, 이런 건 이제 없습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없는 게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요즘은 한국인들의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전화하시는 분들은 사실상 그냥 한국에서 넘어가신 분들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개인정보는 안 묻는다, 여유를 부리고.

[보이스피싱 음성]
본 수사관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하여 1341 주민번호, 은행권의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절대 묻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시고.

아예 개인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합니다.

[보이스피싱 음성]
본인이 서울권 밖에 거주하고 계시죠? (어떻게 아셨어요?) 저희는 다 확인을 해보고 연락을 취해드린 겁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ARS 전화를 주욱 돌려서 대출을 원하시는 분들한테 전화, 이런 전화번호를 수집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ARS 전화 같은 경우도 지금 대출입니다, 하는 광고도 그냥 다 끊어버리셔야 됩니다. 그게 한 번 그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가시면 유선 전화가 계속 오거든요.

4.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당하시는 범죄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실 겁니다. 사실은 좀 다릅니다. 저희가 피해 사례를 뽑아보면 사실 40대·50대 분들이 거의 70% 가깝게 나오고요. 그 다음에 메신저 피싱까지 포함했을 때 60대 그리고 오히려 중간인 20~ 30대도 꽤 많이 당하십니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해 접근하는 보이스피싱은 20대 피해자가 많은 게 특징입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기관 사칭은) 취준생들이 정말 많이 당하세요. 보통 저희가 조사 받으시면 다 빨간 줄이 그어진다고 인식을 하시지 않습니까. 이 기록이 자기의 취업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하지만 방법이 달라도 반복되는 패턴은 있습니다.

패턴1. "얼마 있어요?" 자금 확인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지금 여윳돈 얼마나 되세요, 여유 자금 얼마나 되세요, 이런 형식의 질문을 하죠. 그런데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은 그런 질문을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어요, 저희가.

누굴 사칭하든 상관없이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면 무조건 의심해야 합니다.

패턴2. "조용한 곳으로" 고립 유도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은행원분들이나 아니면 다른 기관원에게도 꾸준히 협력 체계를 구축을 해서 돈을 갑자기 좀 뽑고 계시거나 이런 거는 좀 신고해서 경찰관들이 나가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기관원들하고 피해자분들을 최대한 분리를 시켜서 절대 (범죄임을) 알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첫 번째고.

실제 수사기관은 은밀히, 혼자 있는 곳에서 통화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절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지 마라,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면 체포 영장 발부된다, 이렇게 얘기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패턴3. "인증할게요" 앱 설치 요구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전화를 받고 문자를 받고 어쩌다가 보니까 이 사람이 뭔가 이상한 걸 보냈을 겁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 보라고 하거나 아니면 이 앱을 깔아야 이제 우리가 해줄 수 있다고 하거나.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그런 링크나 앱은 받지 않으셔야 합니다. 대부분 악성앱일 확률이 높죠.

악성앱에 노출되는 순간 빠져나오기는 더욱 힘들어집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기자님 휴대폰을 제가 원격 조정 되는 상태라고 하면 이렇게 화면 넘기면 기자님 화면도 이렇게 넘어갑니다. 대출을 받으실 수도 있고 계좌에서 갖고 계시는 예금을 빼서 나갈 수도 있고요. 그 다음에 주식을 팔아서 주식의 가액에 해당하는 현금을 가져갈 수도 있고.

그래서 "요즘 누가 저런 걸 당해", 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제일 위험합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범죄 조직들은 사실 저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고도의 훈련을 받습니다. 자기들이 얘기를 해야 되는 대본의 내용을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거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피해자들한테 통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하면 폭행을 당합니다, 현지에서. 그 다음에 자기가 받는 수익금이 굉장히 줄어들게 돼 있어요.

[박동현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선임조사역]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개인 정보나 금융 거래 정보를 잘 관리하고 타인에게 쉽게 이렇게 전송하거나 노출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두 번째로는 정부기관이나 금융회사는 전화나 문자로는 절대 자금 이체를 요구한다거나 특정 금융거래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범죄조직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 악성앱 설치를 유도하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출처 불명의 URL을 잘 터치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습관은 아주 위험한 습관이라고 하겠습니다.

[김태훈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경감]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전화나 문자에 아예 대응을 안 하시는 겁니다. 전화는 그냥 끊어버리시고 문자는 이제 그냥 스팸 신고를 눌러주시면 저희가 지금 사실 전부 다 수사에 착수를 하거나 해당 번호를 이용 중지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112 신고를 해 주셔도 되고요. 만약에 받으셨다고 하더라도 사칭하고 있는 기관의 공식 번호로 꼭 한번 전화를 해보시는 거를 권장 드립니다. (문자에) 적어 놓은 번호는 공식 콜센터 번호가 아닙니다.

돈을 보낸 뒤 범죄임을 깨달았다면, 신속하게 금융기관에 지급 정지 요청을 해야 합니다.

[박동현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선임조사역]
1132 (본인의) 금융회사 콜센터로 전화하셔서 신속히 지급 정지 요청을 하셔야 하고요. 그런 이후에 가까운 경찰서에 가셔서 피해 사실을 접수하시고 피해 사실 확인원을 발급 받아서 지급 정지 요청한 금융회사에 피해 구제 신청을 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개인정보가 이미 노출됐다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 노출자 명의 등록 신청을 하면 신규 계좌 개설이나 대출 등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박동현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선임조사역]
개인 정보가 노출됐을 때 신규 계좌가 개설된다든지 뜻하지 않은 대출이 실행된다든지 하는 2차 피해의 우려가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개인정보 노출자 명의 등록 서비스가 있습니다. 신규 계좌나 신규 대출 실행이 제한이 되기 때문에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시기를 권해드리고요. 노출된 개인 정보로 휴대폰이 개통되는 것을 또 차단하기 위해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엠세이퍼(Msafer)라는 사이트에서 휴대폰 개설을 금지할 수 있는, 그걸 차단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구성: 백운 김유미 / 영상취재: 홍종수 / 편집: 조윤진 / CG: 안지현 전해리 / 제작: SBS Digital 탐사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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