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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규탄 않던 인도, '부차 학살'에는 비난 목소리 높여

안상우 기자

입력 : 2022.04.06 15:58|수정 : 2022.04.06 15:5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일절 비난하지 않던 인도가 '부차 민간인 학살' 사건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규탄 목소리를 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6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T.S. 티루무르티 주유엔 인도대사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부차 학살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런 학살을 명백하게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티루무르티 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한 독립적인 조사 요청을 지지한다"며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경우 외교가 성공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널리 채택돼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현지 민간인 희생에 대해 이러한 목소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도는 미국과 일본, 호주와의 안보협의체인 쿼드의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도 적극적으로 수입하는 등 '친러'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티루무르티 대사의 이번 발언에 대해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 표명에 인도도 동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차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로 러시아 군대 철수 후 두 손이 결박당한 채 근접 사살을 당한 시신을 비롯해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며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다만, 티루무르티 대사는 이번 안보리 발언에서 러시아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인도는 중립 외교를 펼쳤던 과거 냉전 시대부터 미국보다는 구소련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국방 분야의 경우 러시아는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각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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