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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빈부격차…작년 월소득, 고소득층 6%↑ · 저소득층 1%↓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4.05 09:24|수정 : 2022.04.05 09:24


지난해 경기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가구의 평균 소득과 자산이 늘었지만, 고소득층 위주로 회복이 이뤄지면서 빈부 격차는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부동산 자산이 한 해 평균 21%나 뛰어 상대적으로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의 자산도 1억 원 이상 불었습니다.

신한은행이 오늘(5일) 내놓은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근로자·자영업자 등)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493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월평균 가구 소득 및 소득구간별 소득 추이 (사진=신한은행 제공, 연합뉴스)
같은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구 소득은 ▲ 2016년 461만 원 ▲ 2017년 462만 원 ▲ 2018년 476만 원 ▲ 2019년 486만 원으로 계속 늘다가 2020년(478만 원) 코로나19와 함께 처음 1.6% 감소했다 1년만에 다시 3.1% 반등했습니다.

493만 원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 7만 원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계층의 소득이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5구간(상위 20%·948만 원)은 5.9%, 4구간(상위 20∼40%·583만 원)은 4.7% 늘었지만, 1구간(하위 20%·181만 원)과 2구간(하위 20∼40%·305만 원)은 각 1.1%, 1.6% 감소했습니다.

소득 5구간과 1구간의 소득 배율은 지난해 5.23배까지 벌어졌습니다.

소득 1구간·5구간 월소득 배율 등 (사진=신한은행 제공, 연합뉴스)
소득 배율은 2016년 5.1배에서 2017년 5.2배로 커졌다가 2018년(4.83배)과 2019년(4.76배) 2년 연속 줄었지만, 2020년(4.88배)부터 다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가구는 한 달 평균 242만 원을 소비에 썼습니다.

전체 소득의 49.1%로, 비중이 2020년(50.2%)보다 소폭 줄었습니다.

1년 사이 소득은 15만 원 증가했지만, 소비는 2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소비 항목별 비중을 보면 식비(22.1→22.3%), 교육비(11.7→12.4%), 여가·취미·유흥비(6.3→7.0%) 등이 커진 대신 월세·관리비(11.3→11.2%), 의류·패션잡화·미용비(5.4→5.0%)는 줄었습니다.

가구의 월평균 부채 상환액은 1년 새 43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늘었고 소득 대비 비율도 9.0%에서 9.1%로 높아졌습니다.

부채 상환액 가운데 절반(50.0%)은 주택담보·전월세자금 대출이었고, 일반 신용대출은 16.7%를 차지했습니다.

월평균 부채 상환액 추이 등 (사진=신한은행 제공, 연합뉴스)
가구의 월평균 저축·투자액은 103만 원으로 전년보다 6만 원 줄었습니다.

소득 대비 비율은 20.9%로,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절대 저축·투자 규모는 위축됐지만, 이 가운데 주식·펀드 등 투자 상품 비중은 10.1%(11만 원)에서 13.6%(14만 원)로 늘었습니다.

저축이나 투자에 쓰지 않고 떼어둔 '예비자금'은 86만 원에서 103만 원으로 크게 불었습니다.

조사 대상 가구의 평균 보유 자산은 5억1천792만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2020년보다 11.8% 늘었고, 처음 5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소득 계층별 자산 증가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5구간 고소득 계층의 자산이 평균 10억3천510만 원으로 2020년보다 1억2천586만 원 불었고, 4구간(6억4천751만 원)도 9천991만 원 증가했습니다.

가구 총자산 및 소득구간별 보유 자산 추이 (사진=신한은행 제공, 연합뉴스)
같은 기간 1구간(1억2천254만 원)과 2구간(2억7천107만 원)의 자산 증가폭은 각 1천913만 원, 4천25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가구 자산 가운데 종류별 비중은 부동산이 79.9%로 가장 크고, 금융자산과 기타 실물자산은 각 13.8%, 6.3%였습니다.

2020년과 비교하면 1년 새 부동산 비중(78.0→79.9%)이 늘고 금융자산(14.7→13.8%)은 줄었습니다.

부동산만 따로 들여다보면, 가구의 부동산 평균 보유액은 4억1천386만 원으로 전년보다 21.1%나 뛰었습니다.

계층 간 부동산 자산 격차도 커졌습니다.

자산 기준 5구간과 4구간의 부동산 보유액은 12억2천767만 원, 5억418만 원으로 작년 한 해만 각 24.5%, 22.9% 급증했습니다.

반면 1구간의 부동산 보유액(490만 원)은 오히려 18.3% 줄었고, 2구간의 부동산은 8천326만 원으로 2.8%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10가구 중 거의 7가구(66.7%)는 "부채를 갖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2016년 72.6% 이후 2019년 52.8%까지 계속 떨어지던 부채 보유율이 2020년 62.5%로 오르더니 작년에도 4.2%포인트(p)나 높아졌습니다.

소득 계층별로 부채 보유율과 증가 폭(전년 대비)은 ▲ 5구간 74.2%(+4.0%포인트) ▲ 4구간 75.8%(+3.8%포인트) ▲ 3구간 73.9%(+5.4%포인트) ▲ 2구간 62.6%(+4.8%포인트) ▲ 1구간 47.2%(+3.0%포인트)로 조사됐습니다.

중간 소득 계층에서 빚을 진 사람 비중이 더 크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부채를 가진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1억164만 원으로 1년 새 16.1% 늘었습니다.

이는 부채 보유 가구 월평균 소득(521만 원)의 20배에 이릅니다.

고소득층의 부채 증가율이 더 높았습니다.

소득 1구간의 부채 잔액이 4천367만 원에서 4천852만 원으로 11.1% 늘어나는 동안 5구간의 경우 1억2천225만 원에서 1억4천138만 원으로 15.6%나 불었습니다.

'향후 1년의 가계 형편 전망'을 묻자 56.5%는 "2021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고, 27.2%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살림살이 개선을 예상한 비율은 소득이 가장 낮은 1구간에서 30.1%로 가장 높았습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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