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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서욱 장관 발언에 잇따른 '말폭탄'…강대강 행동전 예고하나

김민정 기자

입력 : 2022.04.03 14:13|수정 : 2022.04.03 14:13


북한이 서욱 국방 장관의 사전 원점 정밀타격 발언을 거론하며 오늘(3일) 잇따라 거친 담화문을 발표한 의도가 주목됩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징후가 있으면 원점을 타격할 거라고 경고한 게 이례적인 게 아닌데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박정천 당 비서 명의로 막말에 가까운 담화문이 연이어 나온 것입니다.

남북 간 대결 구도를 본격화하고, 새 정부를 향한 기선 제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문가 관측이 나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수순으로 가려는 명분 쌓기란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대남·대미 외교를 총괄하며 김 위원장의 '입' 역할을 해왔습니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에서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대남 경고가 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임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간 남측을 향해 말 폭탄을 쏟아내 온 김 부부장이 지난 해 9월 25일 이후 반 년 가까이 침묵하다가 이번에 다시 '미친 놈', '쓰레기', '대결광' 같은 거친 표현을 동원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김 부부장에 이어 담화를 낸 박 비서는 김 위원장을 제외하고 북한 내 군 서열 1위에 해당하는 인물입니다.

김 부부장과 박 비서가 동시에 대남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도 이례적입니다.

북한의 군 서열 1위가 담화를 낸 것 역시 지난 해 3월 26일 리병철 당시 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며, 미사일 시험발사가 주권국가의 자위권이라고 주장한 이후 약 1년 여만입니다.

북한이 고위급 인사들 입으로 대남 비난 포문을 연 것은 앞으로 남북관계 대결 구도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선제타격' 개념과 유사한 사전 원점 정밀타격 발언을 맹비난했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국방부는 북한 담화에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지켜보겠다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두 담화가 이미 북한 전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렸고, 대내 매체인 조선중앙TV에 방송된 점을 보면 내부 체제 결속에 의도도 엿보입니다.

김 부부장이 "남조선에 대해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남북통신연락선을 다시 끊거나, 2018년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서 파기 검토를 시사한 것 아니냔 관측도 나옵니다.

9·19 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우발충돌을 막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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