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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사자 '498명'이라는데…길가에 쌓여가는 시체

김용철 기자

입력 : 2022.03.24 14:26|수정 : 2022.03.24 14:26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땅에 서리가 녹고 땅이 풀리면서 곳곳에 묻혀 있던 러시아군의 시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CNN 방송이 23일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1일 기준 자국 사망자 수가 498명이라고 밝혔지만 러시아가 자국군 피해 규모를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비탈리 김 주지사는 19일 주민들에게 러시아군의 시신을 수거해 봉지에 넣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지역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자 나온 당부로, 김 주지사는 시신들을 냉장실에 넣어두고 러시아로 돌려보내 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시신을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괴물 부대 '오크'라 부르며,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검게 그을린 동료를 전장에 남겨두고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CNN에 그 사진을 보여주며 "지역 곳곳에 시신 수 백구가 있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군의 숫자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21일 발표한 러시아 국방부의 공식 집계는 498명이었지만 같은 날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 자국군 9천86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곧 삭제됐고, 언론사는 해킹을 당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크렘린궁 측은 22일 CNN에 "사망자 수와 관련 우리는 처음부터 정보를 누설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토는 러시아군 사망자를 7천∼1만5천명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17일 미국이 추산한 숫자는 7천명 이상으로 잔혹함으로 악명을 떨치며 2년간 이어졌던 1차 체첸전쟁의 사망자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1만5천명 이상 숨졌다고 주장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사망자를 은폐할 목적으로 전장에 이동식 화장장을 보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국영철도는 오데사 등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러시아군 시체 수습을 위해 냉장차 20대를 제공했다고 3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자유유럽방송의 벨라루스 서비스는 18일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벨라루스 남부 야전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구급차 수송대의 이미지를 공개하고, 이 지역의 시체들이 넘쳐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지역 병원의 직원을 인용, 2천500구 이상의 군인 시신이 러시아로 운송됐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21일 우크라이나 비상 대응 부대가 키이우 동쪽 마을의 이름 없는 공동묘지를 팠더니 러시아군의 시신이 신분증이나 표식도 없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웹사이트(200rf.com)와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 전사하거나 생포된 러시아군의 사진과 신분증을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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