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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궁지 몰리면 소형 핵무기 사용 우려"

정반석 기자

입력 : 2022.03.22 22:32|수정 : 2022.03.22 22:32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형 핵무기 사용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지 시간 21일 러시아가 제한적인 파괴력을 지닌 전술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대규모 파괴를 가져오는 전략핵무기가 주종이던 과거에는 공멸 우려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역사상 첫 핵폭탄보다도 오히려 위력이 약한 전술핵무기를 다수 개발해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스 크리스텐슨 미국과학자연맹 핵정보 프로젝트 소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전술핵무기는 약 2천 개로 추산됩니다.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전술핵은 100개가량입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한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면 그간의 금기를 깨고 핵무기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독일 함부르크대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활동하는 핵 전문가 울리히 쿤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작지만 커지고 있다"면서 "전쟁은 러시아에 좋게 흘러가지 않고 있고 서방의 압력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을 맡았던 제임스 클래퍼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기준이 미·소 냉전기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하면서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 가능한 실용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쓰더라도 군부대나 주민이 없는 외딴곳에 떨어뜨려 서방과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경고 등의 의미로 전술핵을 사용하더라도 서방이 이에 대응하면서 순식간에 전면 핵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게 NYT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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