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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과학계도 '사면초가' 제재

김용철 기자

입력 : 2022.03.02 11:44|수정 : 2022.03.02 11:44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과학계도 규탄 성명 차원을 넘어 러시아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끊거나 협력 관계를 중단하고 러시아 연구원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의 조처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의 온라인 매체(nature.com)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라트비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의 과학원과 단체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비난하고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성명을 내고 있습니다.

이런 성명은 단순한 규탄이나 항의를 넘어 실질적 조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일연구재단(DFG) 등이 참여하는 독일 최대의 연구비 지원 단체인 '독일 과학기구동맹'은 지난 25일 러시아와의 모든 과학적 협력을 동결하는 조처를 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더는 연구비 지원이나 공동행사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협력도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도 '스콜텍'(Skoltech)이라는 과학기술연구소를 공동 설립한 러시아 비영리기구 스콜코보재단과의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영국 당국도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가 혜택을 받는 연구비 지원에 대해 긴급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비 지원 중단뿐만 아니라 러시아 관련 학술행사나 논문도 차단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7월에 열릴 예정이던 '세계수학자대회'(ICM)는 각국 학회와 100여 명이 넘는 초청 연사들의 압력으로 온라인으로만 여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분자구조 저널'(Journal of Molecular Structure)을 비롯해 적어도 한 곳 이상의 학술지 편집위원회가 러시아 연구기관 소속 과학자들이 저술한 논문을 게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이 러시아와의 과학 프로그램을 전면 동결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촉구하면서 더 가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젊은 과학자 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과학자 130여 명은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유럽집행위원회에 보낸 공개서한을 보내 러시아 연구기관에 대한 연구비 지원과 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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