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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회의서 러 외무장관 연설에 외교관들 '퇴장 시위'

원종진 기자

입력 : 2022.03.01 22:44|수정 : 2022.03.01 22:44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엔의 인권과 군축 회의장에서 러시아 외무장관이 발언하자 여러 나라의 외교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퇴장 시위'를 벌였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현지시간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화상 연설을 시작하자 많은 외교관이 등을 돌려 회의장을 나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퇴장 시위를 주도한 예브헤니이아 필리펜코 주제네바 우크라이나 대사는 회의장 밖에서 대형 국기를 들고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놀라운 지지를 보여준 여러분께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제롬 보나퐁 주제네바 프랑스 대사는 "모든 침공은 인권 침해"라며 "인권이사회가 이번 시위를 통해 우크라이나 및 그 국민과 연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권이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오는 3일 긴급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이보다 한 시간 전 근처의 유엔 군축 회의장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하자 외교관들은 줄지어 회의장을 나가 밖에 마련된 우크라이나 국기 앞에 모여 손뼉을 쳤습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군축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진짜 위험에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에 피해를 주면서 안보를 강화하면 안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당초 라브로프 장관은 유엔 군축 회의와 인권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네바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유럽의 여러 나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하늘길을 막으면서 참석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그는 사전에 녹화된 영상으로 회의에서 발언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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