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영매체들이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으며, 러시아 내에서 전쟁 비판 여론을 '반역'으로 몰아가려는 분위기도 있다고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러시아군이 침공 목표인 우크라이나 무장해제와 '탈 나치화' 임무를 침착히 수행하고, 러시아가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을 존중하며, 세뇌되지 않은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군을 반긴다는 식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는 26일 러시아의 속전속결 승리를 가정하고 역사적 의미를 양하는 듯한 내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슬그머니 내리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러시아군이 피해를 봤다는 소식은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정부의 공식 발표를 믿으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 서방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리가 치솟는 상황은 지나가듯 잠깐 언급하고만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관영매체들이 선전전을 펼치고 있고 정보 유통을 막기 위해 인터넷 속도도 느려졌지만, 전 세계 비판 여론 등을 전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바야 가제타를 비롯한 독립 매체에서는 러시아 군인이 어디로 파병되는지도 모른 채 참전했다는 내용을 보도했고, 구독자 500만명을 보유한 한 인기 블로거는 "푸틴 대통령이 주권국 영토를 침공하고 전쟁을 일으켰다"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 곳곳에서 반전 시위가 열렸고, 최근 닷새간 시위 참가자 약 4천 명이 구금됐다가 풀려났으며, 배우·기업인·정치인 등도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러한 비판을 반역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은 "네오나치를 비난하지 않는 다수 문화계 인사의 입장은 용납할 수 없다. 민족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