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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거센 저항에 러, 보급이 약점 될 것"

박원경 기자

입력 : 2022.02.27 22:42|수정 : 2022.02.27 22:42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려 했던 러시아가 예상보다 거센 우크라이나의 저항 탓에 보급 문제를 겪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여러 미국 정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장에서 예상보다 심각한 병력·무장 손실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는 우크라이나 방공 체계가 침공 전 미국 정보 당국 평가보다 나은 전투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개전 70시간이 지난 보도 시점까지도 러시아는 기존 전략이었던 '제공권 장악'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군력은 러시아가 압도적 우위인 분야이며, 우크라이나로서는 이에 대응하는 마땅한 첨단 방공 무장이 없는 것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전투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방공 체계가 지금까지도 작동 가능한 상태고, 우크라이나 전역서 러시아군의 접근을 막아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군력이 상대보다 압도적이라고 해도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방해 없이 공중에서 도시, 적군, 시설 등을 표적으로 공격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키예프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이 개전 초기 즉각 점령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경과 인접했던 동부 대도시 하리코프에서도 현재 시가전이 격화 중인 상황이지만, 아직 러시아군에 함락되지는 않았습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 도시가 개전 첫날에 즉시 러시아군에 함락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었습니다.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26일 저녁까지 미 정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중 일부를 포위했더라도 그 중 어느 하나라도 '점령'에 성공했다는 정황은 포학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키예프 등지의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당국이 배부하는 총을 들고, 폭탄을 마련하며 러시아군을 막는 데 참여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27일 하리코프에서 민병대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합류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점차 민병대로 합류하는 인원이 느는 가운데, 정부군은 최근 러시아군의 보급선을 노려 제때 군수 품목이 전장에 전달되지 못하게 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병력이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연료, 탄약 등 보급품 공급량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가 속전속결을 기대한 만큼 장기 보급 전략을 경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보급선이 러시아군의 '명백한 약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 정부 관계자 중 한 명은 "러시아가 분명히 개전 초기보다 연료 보급에 조금 더 많이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나토 관계자도 최신 첩보를 근거로 "러시아군이 문제를 겪고 있다"며 "경유가 부족하다. 진군이 너무 느린 상황이며, 사기도 명백히 눈여겨볼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군이 보급을 강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러시아군의 상황은 현재 기존 일정보다 훨씬 늦어졌다. 현 상황은 러시아군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며, (전쟁이) 매일 하루씩 길어질수록 아주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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