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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도연맹 '명예 회장' 푸틴 대통령 자격 정지

배정훈 기자

입력 : 2022.02.27 20:01|수정 : 2022.02.27 20:01


국제유도연맹, IJF가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예 회장' 자격을 정지했습니다.

IJF는 오늘(27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 갈등을 고려해 IJF 명예 회장이자 명예 대사인 푸틴 대통령의 자격을 정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재계 인사에게 경제 제재를 가한 가운데 IJF가 국제 스포츠 단체로는 사실상 최초로 푸틴 대통령 개인을 징계한 셈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열렬한 유도 팬이자 유도 유단자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남성성을 과시하고자 도복을 입고 유도 매트 위에서 힘을 단련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어린 시절 작은 키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유도를 배워 18세 때 검은 띠를 땄습니다.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IJF는 2008년 푸틴 대통령을 명예 회장으로 위촉하고 2012년에는 명예 8단을 수여했습니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인 2000년 9월에는 일본 유도의 본산인 고도칸을 예고 없이 찾아 선수들과 즉석에서 대련해 화제에 올랐습니다.

이후에도 고도칸에서 선수들의 시범 경기를 관전하고 유도 교본도 펴내는 등 국제 외교무대에서 애호가를 자처했습니다.

독일 dpa 통신은 러시아가 국제 유도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루마니아 출신 마리우스 비제르 현 IJF 회장은 푸틴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라고 소개했습니다.

또 IJF와 러시아 출신 인사가 이끄는 유럽유도연맹이 러시아의 상당한 후원을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AP통신은 IJF가 성명에서 스포츠 단체로는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을 거론하며 '갈등 고조'와 같은 표현보다 명확한 뜻의 '전쟁'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의미를 뒀습니다.

IJF는 전날에는 평화를 위해 오는 5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 카잔 그랜드슬램 대회를 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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