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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체르노빌 원전 점령…직원 억류해 '안전 우려'

화강윤 기자

입력 : 2022.02.25 21:42|수정 : 2022.02.25 21:42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외곽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한 후 원전 관리 직원들을 인질로 잡아 일대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알료나 셰브초바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보좌관은 현지시간으로 24일 페이스북에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하고 직원을 억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군과 교전 끝에 체르노빌 원전 시설 통제권을 빼앗겼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한 미 백악관은 러시아군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런 행위를 비난한다"며 "인질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핵폐기물 시설을 안전하게 보존, 관리하려 했던 그간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노력을 뒤집는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인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은 폭발 사고가 일어난 1986년 이후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지만, 꾸준한 안전관리가 필요해 지금까지도 일부 직원이 상주하며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이 시설을 파손하거나 내부 안전장치를 훼손할 경우 일대에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원자력 당국은 구체적 수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원전 인근 지역 방사능 수치가 평시보다 높게 기록됐다며 인근에서 교전 중 사용된 중화기가 방사성 먼지를 공기 중에 흩뿌린 탓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원전을 경비하기 위해 공수부대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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