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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날렸다" 전주시, 한 검침원 상대로 소송 건 사연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2.16 10:07|수정 : 2022.02.16 10:51


전북 전주시가 한 대형 음식점의 수도계량기를 잘못 읽은 검침원 탓에 5억여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늘(16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시내 한 대형 음식점의 수도계량기를 교체하면서 실제 사용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요금이 부과돼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음식점은 2012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8년여 동안 8억4천만 원의 수도 요금을 내야 했지만 실제로는 5천798만 원만 부과됐습니다.

무려 7억8천여만 원이 누락된 것입니다.

이 음식점의 수도계량기 사용량을 파악하는 검침원의 실수 탓이었습니다.

6자리로 표기되는 수도계량기의 마지막 자리를 소수점이라고 착각해 5자리만 기재한 것입니다.

사용량이 적으면 요금을 덜 내는 혜택까지 적용돼 이 음식점에 부과된 수도 요금은 실제 총액의 6.9%에 그쳤습니다.

전주시는 못 받은 수도 요금 회수에 나섰으나 공공요금 징수 시효 기간이 최근 3년이어서 2억6천만 원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5억2천만 원을 날리게 된 전주시는 검침원을 상대로 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검침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전주시의 관리 소홀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검침원에게 거액을 물어내라는 것은 가혹하다"고 밝혔습니다.

검침원의 고의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이 역시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이 검침원은 이 과정에서 사직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는 "계량기 숫자가 4∼7개로 제각각이어서 검침원이 착각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며 "검침 오류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디지털 계량기를 확대해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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