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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억씩 야금야금 115억 횡령…강동구청도, SH도 몰랐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2.01.26 10:51|수정 : 2022.01.26 10:54


공금 1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동구청(구청장 이정훈) 공무원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에 기금관리용 계좌 대신 출금이 가능한 구청 업무용 계좌를 제공해 돈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26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강동구청 투자유치과에서 근무했던 김 모(47) 씨는 사전에 SH에 공문을 보내 출금이 불가능한 기금관리용 계좌 대신 자신이 관리하는 구청 업무용 계좌로 SH가 구청에 지급해야 하는 폐기물처리시설 건립기금을 입금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급 공무원인 김 씨는 구청 업무용 계좌로 돈이 입금되면 자신의 개인 계좌로 이를 이체하는 방식으로 2019년 12월 8일부터 지난해 2월 5일쯤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하루 최대 5억 원씩 약 115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간 구청과 SH는 김 씨의 횡령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투자유치과에서 다른 부서로 옮겼고,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기금에 대한 결산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긴 후임자가 구청에 이를 제보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횡령한 공금을 주식투자에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횡령한 115억 중 38억 원을 2020년 5월 다시 구청 계좌에 다시 입금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씨는 경찰에 "나머지 77억 원은 주식투자에 쓰고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지난 23일 강동구청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 강동경찰서는 24일 오후 8시 50분쯤 김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어제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횡령한 공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습니다.

강동구청은 "자체적으로 사건 원인 분석 중이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피해액을 최소화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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