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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31년간 484차례'…헌혈왕 김철봉 씨의 마지막 발걸음

이정화

입력 : 2022.01.11 17:11|수정 : 2022.01.11 17:11


▲ 마지막 헌혈을 하는 김철봉 씨 본인

"세상에 태어나서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혈액을 나누는 것만큼 내 건강을 지키고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뜻깊은 활동은 없습니다."

'인천의 헌혈왕'으로 불리는 김철봉(70)씨가 어제(10일) 마지막 헌혈을 하며 남긴 말입니다.

1952년 1월 10일생인 김철봉 씨는 이날 만 70세가 되면서 더 이상 혈액을 나눌 수 없게 됐습니다. 헌혈은 법적으로 만 69세까지, 보름 또는 2개월 간격으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991년 39세 때 첫 헌혈을 한 김철봉 씨는 "뭔가 뜻깊은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끝에 신체 건강하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냈다"라고 긴 선행의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 31년간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취하는 '전혈 헌혈' 21회, 일부 성분만 골라 채취하는 '성분 헌혈' 454회, 혈소판만 채취하는 '혈소판 성분 헌혈' 9회 등 모두 484차례 자신의 피를 이웃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채취한 혈액은 242ℓ(리터)에 달합니다. 그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헌혈 유공 은장(30회), 금장(50회), 명예장(100회), 명예대장(200회), 최고 명예대장(300회) 등 헌혈로 받을 수 있는 훈장도 모두 받았습니다.

김철봉 씨는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더 젊었을 때 시작했더라면 더 많이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적인 제한으로 아쉽게 현역에서 물러나지만 건강한 몸과 조금의 시간만 낸다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라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주안센터는 마지막 헌혈을 진행한 김철봉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31년간 이어진 그의 아름다운 발걸음을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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