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은 2021년 ‘올해의 인물’로 20대 유권자를 선정했다. 20대는 지난 1년 한국 사회의 화두이자 대선을 맞는 정치권의 제1 연구대상이었다. 20대 유권자 그룹들은 익숙한 정치 문법, 굳어진 유권자 지형에 균열을 냈다. 일부는 핵심 유권자로 가장 많은 조명을 받았다. 다른 일부는 대선 정국에서 가장 많은 백래시(반발)를 경험했다. 가장 많은 이들이 대선 표심을 정하지 않은 세대이기도 하다. 20대를 빼고 올해 정치 지형과 내년 대선을 설명할 수 없다. 정치 무관심 세대로 여겨지던 이들은 올해 캐스팅보터이자 대선 정국의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
20대가 정치 집단으로 조명받고, 또 분화한 데는 누적된 한국 사회의 문제가 깔렸다. 일부 여성들은 2016년 서울 강남역 살해사건 이후 젠더 이슈로 응집했다.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데도 이들이 있었다. 일부 남성들은 반페미니즘에 반응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정치조직화했다. 경제적 불평등과 청년 일자리, 조국 사태는 이들이 절차적 공정을 중시하는 데 영향을 줬다. 반면 뒤틀린 형태의 공정과 능력주의가 청년 집단의 화두가 되기도 했다.
2021년 한 해, MZ세대는 우리 사회에서 당연했던 질서들에 가차 없이 돌을 던졌다. 그 파장은 곳곳의 풍경들을 바꿔놓았다. 50대 이상 기득권으로 꽉 찬 정치권에 이준석 당 대표를 탄생시켰고, 경제활동의 무게추를 상당 부분 가상공간으로 옮겨놓았다. 조직의 일방향적 보상과 희생의 요구엔 ‘왜’냐고 주저 없이 반문했다. 각종 현상과 열풍을 주도하는 MZ세대의 부상은 곧 구시대의 와해와 새 시대의 시작으로 해석되었다. 기성세대는 MZ세대에 대해 ‘공부’하기 바빴고 정치는 이들의 표를, 시장은 이들의 지갑을 얻으려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한민국은 지금 MZ세대에 ‘적응’ 중이다.
2021년은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소위 '한류'가 질적으로 전환된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일부 지역을 넘어 세계로, 소수 마니아를 넘어 주류 문화로, 드라마나 대중음악 등 일부 장르를 넘어 문화예술 분야 전반으로 확산된 'K-열풍'은 급기야 식품과 패션, 의료, 산업과 외교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마이뉴스>는 2021년 올해의 인물로 이 상황을 아우를 만한 인물을 고민했다. 결론은 BTS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소상공인·자영업 점포 45만 개가 폐업했고, 이들이 떠안은 빚이 66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2,690만 명 중 자영업자는 657만 명으로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가족까지 감안하면 최소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자영업에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흔히 한국을 ‘자영업 공화국’이라고 부르지만, 코로나 국면에서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별다른 힘이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동네 사장님들은 가장 약한 존재로 전락했다. 먹고살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함께 방역의 책임까지 떠안은 우리 동네 사장님들.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시작된 이후 정부의 반복되는 ‘조였다 풀었다’ 정책에 울고 웃은 이들을 주간조선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