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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광주 5·18 참배…"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

박원경 기자

입력 : 2021.11.10 18:05|수정 : 2021.11.10 18:05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오늘(10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자신의 이른바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과 관련해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는 오늘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후보는 "저는 40여 년 전 5월의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다"며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모두 5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는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 후보는 오늘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지만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 참배광장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습니다.

윤 후보는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 순간 사과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처받은 국민, 특히 광주 시민 여러분께 이 마음을 계속 갖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모탑 앞까지 나아가지 못한 데 대해서는 "항의하는 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며 "5월 영령들에 분향하고 참배하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많은 분이 협조해주셔서 분향은 못 했지만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는 '자작극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저는 쇼는 안 한다"고 답했습니다.

'여태 한 발언 중 후회되는 건 없다고 한 입장은 여전한가'라는 질문에는 "발언이 잘못됐고, 그 발언으로 다른 분께 상처를 줬으면 그에 대해 질책받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는 "5·18 정신이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이므로 당연히 개헌 때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전부터 늘 주장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므로 어느 정도 역사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본질을 허위사실과 날조로 왜곡하는 건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허용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는 "민주와 인권, 5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당원들을 만나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전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윤 후보는 사흘 뒤 유감을 표명하고 송구하다는 뜻도 밝혔지만, 캠프 실무진이 윤 후보의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면서 더 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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