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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123억 삭감 등 '오세훈 예산' 시의회 넘을까…격돌 예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11.01 10:39|수정 : 2021.11.01 10:39


서울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오세훈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이를 심의하는 서울시의회가 '송곳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예산(40조1천562억 원)보다 9.8%(3조9천186억 원) 늘어난 44조748억 원으로 역대 최대입니다.

서울시가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역점 사업이었던 주민자치 관련 예산과 TBS 출연금 등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지자 서울시의회가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어 예산안 심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에는 '안심소득'과 '청년취업사관학교', 서울형 온라인 교육플랫폼 '서울런', 스마트 헬스케어 시범 사업 '온서울 건강온' 등 오 시장의 역점 사업들이 대거 반영됐습니다.

특히 오 시장의 대표적인 공약 사업 중 하나인 '서울런'의 경우 정부 부처와 시의회의 반대 기류 속에서도 플랫폼 구축 및 운영에 113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습니다.

'서울런'은 지난 7월 시의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체 예산 58억 원 중 플랫폼 구축 비용 18억 원가량이 전액 삭감되면서 반쪽짜리 사업으로 출발했습니다.

최근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예산권을 쥔 시의회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서울시 자치구 협치회의 '예산 삭감 방침 철회 촉구'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청년 지원 사업에 책정한 내년 예산은 9천934억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7천486억 원은 청년 주거 지원에 집중적으로 투입됩니다.

반면 주민자치 예산과 TBS 출연금 등은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자치 관련 예산은 70%가량 삭감됐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내년도 예산안 제출에 앞서 지난달 28일 고강도 재정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오 시장은 SNS에 올린 글에서 "행정조직이 직접 하면 되는 업무까지 일부 시민단체에 맡기면서 추가 비용을 들일 이유가 없다"며 "지금 서울시 재정에 그럴 여유가 없다"고 주민자치 관련 예산 삭감을 시사했습니다.

주민자치 사업은 주로 시민단체들이 위탁받아 운영해왔습니다.

사단법인 마을 등 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주민자치·노동·민생 예산 삭감 방침에 반발했습니다.

여기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도 공개적으로 시민단체 지지에 나서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TBS 사옥 (사진=TBS 제공, 연합뉴스)
서울시가 지원하는 내년도 TBS 출연금은 올해 출연금(375억 원)에서 약 123억 원을 삭감한 252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앞서 TBS는 서울시에 내년도 출연금으로 381억 원을 요청했습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에서 독립했지만,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2016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여러 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TBS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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