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마누라한테 받은 분풀이를 회사에서…" 도로교통공단 교재 논란

국가전문자격인 자동차운전전문학원 강사와 기능검정원을 양성하는 도로교통공단의 연수 교재에 성차별적 내용이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의 연수 교재 '학과교육 지침서', '기능교육 지침서', '기능검정 지침서' 일부에 여성 비하적 비유와 꾸밈노동 강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재 3권에는 '고객만족서비스'의 '용모 복장 체크리스트'가 공통으로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는 학원 수강생이나 시험 응시생을 만나기 전 '메이크업을 아예 하지 않았거나 너무 진하지 않은지', '매니큐어 색이 너무 진하지 않은지' 등을 살펴보라는 항목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기능검정지침서' 중 '기능검정의 자세'에서는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채점하는 기능검정원이 공정성과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 "기능검정원은 여성에게 후하다 등의 좋지 못한 소문이 자자해진다"는 예시가 제시됐습니다.


같은 교재 '검정원이 유의할 심리' 부분에선 검정원이 시험 응시생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함을 강조하며 "자기 마누라한테 받은 분풀이를 회사에 와서 부하 직원에게 푸는 것처럼" 응시생을 대상으로 분노를 해소하려는 심리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학과교육 지침서'에는 강사가 교육의 일환으로 끔찍한 사고 장면을 자주 보여줄 경우 "임산부나 노약자 그리고 여성들이 차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놀라서 정확한 핸들 조작을 못하게 되거나 아예 운전에 더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게 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의원은 공단의 통계를 인용해 2016년부터 2021년 9월까지 1만 1천618명이 해당 교재로 연수를 받았으며, 연수생 중 90%는 남성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은 연수 교재를 매년 개정해왔지만, 성차별적인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성차별적인 연수를 즉시 중단하고 교재를 개정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강사와 검정원에게 보수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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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은주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