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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성폭행 혐의로 사형된 흑인 7명…집행 70년 만 '사면'

지나윤

입력 : 2021.09.04 08:06|수정 : 2021.09.04 08:11


70년 전 성폭행 혐의로 사형당한 흑인 남성 7명이 사후 사면을 받았습니다. 당시 유죄 여부가 아닌 재판 과정의 불공정함 때문이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일 AP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버지니아주 랄프 로섬 주지사가 지난 1951년 사형된 흑인 7명에게 70년 만에 사면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사건은 지난 1949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틴즈빌 세븐(Martinsville Seven)'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당시 32살이었던 백인 여성이 옷 판매 대금을 받기 위해 버지니아주 마틴즈빌에 갔다가 흑인 7명에게 성폭행당한 사건입니다. 재판 끝에 가해자로 지목된 7명에게는 1951년 모두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던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시 변호인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자백을 강요당하며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당시 백인으로만 구성된 배심원단과 판사가 이들의 사형 판결을 내린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12월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로섬 주지사에게 사면을 내려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탄원서에서 "이들 7명이 무죄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백인이라면 사형당하지 않았을 범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31일 로섬 주지사는 "7명의 유죄 여부를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들이 적법한 절차 없이 재판을 받았고, 백인 피고인들에게 유사하게 적용되지 않는 인종적으로 편향된 사형선고를 받았음을 인정한다"며 사후 사면을 승인했습니다.


로섬 주지사의 발표에 일부 유족들은 눈물을 보였고, 로섬 주지사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피고가 누구이고 피부색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는 공정하고 평등한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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