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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밧줄 하나 걸었을 뿐인데"…영국에 생긴 다람쥐 전용 '육교'

이서윤

입력 : 2021.08.21 12:01|수정 : 2021.08.21 12:01


밧줄 하나 걸었을 뿐인데…영국에 생긴 다람쥐 전용 '육교'
영국 한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밧줄'의 특별한 의미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8일 영국 BBC 등 외신들은 밧줄 하나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노섬벌랜드 크램링턴의 한 동물단체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지난해 이 동물단체는 노섬벌랜드 어느 도로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다람쥐 십수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밧줄 하나 걸었을 뿐인데…영국에 생긴 다람쥐 전용 '육교'
문제의 도로는 다람쥐 서식지인 '세그힐 숲'과 다람쥐 먹이가 많이 나는 '노섬벌랜드 자연보호구역' 사이를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먹이를 보금자리로 옮겨 저장해두는 습성이 있는 다람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위험한 도로를 건널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동물단체 측은 도로에 '속도를 줄이시오', '다람쥐 주의' 등 팻말을 내걸었지만, 안타까운 사고는 줄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다람쥐들만 통행할 수 있는 전용 도로를 따로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회의 끝에 채택된 방법이 바로 '밧줄'이었습니다.

밧줄 하나 걸었을 뿐인데…영국에 생긴 다람쥐 전용 '육교'밧줄 하나 걸었을 뿐인데…영국에 생긴 다람쥐 전용 '육교'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튼튼한 밧줄을 설치하자, 머지않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영리한 다람쥐들은 불과 며칠 만에 위험한 도로를 건너는 대신 밧줄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터득해냈습니다.

차에 치여 생명을 잃는 다람쥐도 더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동물단체 측은 "올해 해당 도로 위에서 죽은 채 발견된 다람쥐는 단 한 마리고, 그마저도 교통사고로 죽은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밧줄 하나 걸었을 뿐인데…영국에 생긴 다람쥐 전용 '육교'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동물들과 공존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방법이다", "더 많은 곳에 도입됐으면 좋겠다", "용케 밧줄을 건너가는 다람쥐들이 귀엽고 기특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Cramlington & District Red Squirrel Group'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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