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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공작원 접촉' 국내 연구위원 "합법적 통일운동" 혐의 부인

배준우 기자

입력 : 2021.08.18 12:29|수정 : 2021.08.18 12:29


국내 잠입한 북한 공작원과 만나고 여러 차례 통신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간단체 연구위원이 오늘(18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등) 혐의로 기소된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이 모 씨에 대한 1심 첫 공판 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이 씨는 재판에서 "조작된 증거 기록과 주관적 수사 논리, 공소장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증거기록 자료를 받아보고 나서 공안당국의 짜맞추기 수사를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4년간의 수사 내용엔 (국가정보원이) 고대하던 지하조직·간첩 활동은 없고, 공개된 단체 활동과 전체 토론 등 합법적 통일운동이 있었을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이 씨는 재판에서 국정원이 북한 공작원으로 지목한 일명 '고니시'가 이미 사망했고 그의 신상은 조작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고니시'와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중간에 모두 끊겼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씨의 변호인도 "검찰이 어렵고 복잡한 공소 사실을 읽었지만 일체 그런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씨가 2017년 4월 국내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 '고니시'와 4차례 만나 국내 진보 진영 동향 등을 보고하고, 암호화된 지령문과 보고문 송·수신 방법을 교육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 씨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북한 대남공작기구가 해외 웹하드에 올려놓은 암호화된 지령문을 내려받은 뒤, 보고문 14개를 5회에 걸쳐 발송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씨는 주체사상, 세습·독재, 선군정치, 핵무기 보유 등을 옹호하거나 찬양하는 책자 2권을 출판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이 씨는 2006년 이른바 '일심회'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일심회 사건은 이 씨 등 당시 민주노동당 인사 5명이 북한 공작원에게 남한 내부 동향을 보고한 사실이 국정원에 적발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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