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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남조선 당국자들 배신 유감…미국 대화 위선"

김혜영 기자

입력 : 2021.08.10 09:05|수정 : 2021.08.10 09:05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이 시작되는 오늘(10일) 담화를 내고 남한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오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통상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할 때 '남조선 당국자'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이번에는 복수인 '남조선 당국자들'이라고 언급해 청와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김 부부장은 또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고 해 담화 내용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임을 시사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국가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연습의 규모가 어떠하든,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든 우리에 대한 선제 타격을 골자로 하는 전쟁 시연회, 핵전쟁 예비연습이라는데 이번 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 성격이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며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라며 "현 미 행정부가 떠들어대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 조건 없는 대화'란 저들의 침략적 본심을 가리기 위한 위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며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부장은 북한이 한동안 언급하지 않았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주장도 내놓았습니다.

김 부부장은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 무력과 전쟁 장비들부터 철거해야 한다"며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주기적으로 악화시키는 화근은 절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입장에 보조를 맞추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미군사훈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습니다.

이번 담화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이 시작된 첫날 나왔습니다.

한미는 오늘부터 13일까지 위기관리참모훈련을 진행하고 16일부터 26일까지 본훈련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할 계획입니다.

다만, 아직 북한의 도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할 만한 활동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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