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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억 원 사기' 벤처캐피털 대표 20년 만에 中서 검거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08.05 08:17|수정 : 2021.08.05 14:41


벤처기업 투자금 명목으로 수백 명으로부터 수천억 원을 챙긴 투자업체의 대표이사가 해외 도피 20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늘(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중국 공안부와 공조 수사를 벌여 중국 하얼빈에서 김 모(52) 씨를 검거하고 지난 5월 20일 한국으로 송환했습니다.

주중한국대사관·영사관에 근무하는 경찰 주재관들은 선양 교민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한국인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김 씨를 검거했습니다.

김 씨는 2001년 5∼12월 ㈜에이스벤처캐피탈(에이스VC)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공범들과 함께 수백 명으로부터 4천30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습니다.

그는 그해 연말 중국으로 도피한 후 결혼까지 하고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교민 상대 사기 혐의로 김 씨를 붙잡고 보니 20년 전 사건으로 수배 중인 인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김 씨는 이 회사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다른 기업에 대한 인수협상을 벌일 때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속칭 '바지사장'으로, 공범들은 진작에 붙잡아 구속했다"며 "김 씨는 국내 송환 후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았으며, 다른 사기사건도 있어 인천의 한 경찰서로 신병이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에이스벤처캐피탈은 현재도 취업포털 등 일부 사이트에 2000년 설립된 금융투자업체로 소개돼 있습니다.

홈페이지 주소와 사무실 전화번호가 기재됐고 사원 수는 4명으로 나와 있지만, 주소를 클릭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표시가 뜨고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 음성이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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