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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또 다른 비극…미 약물 과다 복용 사망 '시간당 10명'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07.15 07:59|수정 : 2021.07.15 07:59


미국이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약물 과다복용에 따른 사망자가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습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9만3천331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2019년 7만2천151명과 비교해 무려 29.4% 늘어난 것으로, 하루 평균 256명, 매시간 10.6명이 사망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1970년 7천200명, 1988년 9천 명 수준이었지만 사망자가 점점 늘면서 사회 문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사망자 급증은 전염병 대유행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방역 지침에 따라 사람들이 고립되는 바람에 격리와 치료 등 약물 재활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채 중독자들을 홀로 남겨뒀다는 것입니다.

또 대규모 봉쇄 조처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불안과 우울증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마약 등 약물 자체가 더 치명적으로 변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때 처방전을 받은 진통제가 과다복용의 주요인이었지만 헤로인을 거쳐 지금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인 펜타닐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 AP통신의 설명입니다.

펜타닐은 암과 같은 질병의 진통을 위해 개발됐지만 코카인, 필로폰 등 다른 마약과 혼합해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중 74.7%는 오피오이드, 60% 이상은 펜타닐과 관련돼 있었습니다.

AP는 "일부 전문가는 올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현저히 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펜타닐 확산이 그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브라운대 공중보건 연구원인 브랜던 마셜은 미국이 이미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지만 지난해 전염병 대유행은 이 위기를 크게 악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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