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중국 양치기, '죽음의 산악 마라톤'에서 6명 살렸다

김도식 기자

입력 : 2021.05.26 16:25|수정 : 2021.05.26 16:26


최소 21명이 숨진 중국의 산악 마라톤대회에서 한 양치기가 6명의 목숨을 살린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간쑤 성 고원지대에서 양을 키우던 주커밍은 지난 22일 갑작스런 폭풍과 폭우에 기온이 뚝 떨어지자 평소 마련해놓은 비상 동굴로 몸을 피했습니다.

동굴 안에는 비상시를 대비한 옷가지와 식량, 땔감이 있었습니다.

동굴 안에 있던 주 씨가 오후 1시쯤 동굴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산악 마라톤 참가자 1명이 심각한 근육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주 씨는 이 사람을 얼른 동굴 안으로 옮긴 뒤 불을 피워 얼어붙은 손발을 녹여주고 안마를 해줬습니다.

잠시 뒤 다른 마라토너 4명이 찾아와 동굴 안에서 휴식을 취했고, 많은 마라토너들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말을 들은 주 씨는 비바람 속에 주변을 수색해 1명을 더 발견해 동굴로 데려왔습니다.

이렇게 주 씨가 구한 마라토너는 남자 3명, 여자 3명입니다.

산악 마라톤 참가자 장샤오타오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주 씨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그가 없었다면 계속 바깥에서 위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100km 산악 마라톤 크로스컨트리에 모두 172명이 참가해 21명이 숨졌고, 8명은 아직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주최측은 하루 전 일기예보를 통해 폭우와 강풍, 기온 저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회를 강행해 논란이 됐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