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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DNA 검사로 친부 찾은 강미숙, 친모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입력 : 2021.05.23 05:00|수정 : 2021.05.23 05:00


제2의 강미숙이 존재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조작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증거 - 16.8% DNA의 증언'이라는 부제로 카라 보스 씨의 가족을 찾는 여정을 그렸다.

지난해 뉴욕타임스에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여성의 가족 찾기에 대한 내용이 보도되어 관심을 모았다. 미국 이름은 카라 보스, 한국 이름은 강미숙인 그는 1981년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1983년 충북 괴산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다음 해 미국의 한 가정으로 입양되어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고 현재는 네덜란드인인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낳고 네덜란드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미국에서 성장하며 카라는 한국이나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자신과 아이를 위해서 뿌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카라는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는 가족 혈통 찾기 사이트를 통해 DNA가 일치하는 인물인 조 씨를 만났고, 그와 카라는 사촌 관계에 가까운 친족 정도의 일치성을 보였다. 이에 카라는 조 씨에게 연락을 해 이 사실을 전하며 조 씨도 입양인이 아닌지 물었다. 조 씨는 자신은 입양인이 아니라며 카라가 언제 태어났는지 알려주면 도움을 주겠다고 했고 흔쾌히 카라의 가족이 살고 있는 네덜란드까지 방문했다.

처음에 어색했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조 씨는 카라의 출생 연도 등의 정보를 가지고 그가 외할아버지의 혼외 자식으로 추측했다. 이후 카라는 조 씨의 이종사촌과도 만나 도움을 청했고, 그와의 DNA 검사 또한 조 씨와 비슷한 정도로 가까운 친족임을 확인했다.

드디어 카라는 조 씨의 외할아버지인 '오 씨'가 자신의 친부임을 확신했다. 그러나 아버지와 카라가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카라의 이복 자매로 추정되는 이들이 아버지와의 만남을 막아선 것. 이에 조 씨도 더 이상 도움을 줄 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카라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친부를 상대로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친자 검사 결과 오 씨가 카라의 친부일 확률은 99.9981%. 이에 카라는 소송에서 승소를 거둬 친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토록 염원했던 아버지와의 만남도 심상찮았다. 아버지가 도착하기 전 경호원들이 먼저 미팅 장소에 들이닥쳐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얼마 후 그의 아버지는 커다란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옷까지도 마치 몸을 감추려는듯한 차림이어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이어진 아버지와의 대화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는 카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며 자신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또한 친자 관계가 맞다는 판단을 내린 법원에 대해서도 "그게 미친 거지"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그리고 자신은 외도를 한 적도 없다며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만들어진 만남의 자리는 단 8분 만에 끝이 났다.

그리고 그것은 카라와 아버지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이후에 가족들을 설득해보았지만 재회는 성사되지 않았고 아버지는 카라와 만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것. 이에 카라 측 변호사는 "그쪽에서 잃을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재산이나 명예 이런 것들"이라며 카라의 친부가 금융인으로 성공한 삶을 산 인물이자 상당한 재력가라고 밝혔다.

카라는 "큰 이복 언니 명문대 박사 학위 취득했더라. 미국 명문대 진학을 86년에 했는데 난 84년에 입양됐다. 그래서 충격을 받았다"라며 자신이 입양된 이유가 부모의 가난 때문일 것이라 추측했던 것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했다.

친부 가족 측 변호인은 "유전자 결과에 대해 가족들은 못 믿고 있다. 어르신도 사망 전 부인했다"라며 DNA 검사 결과를 부인하고 나섰다. 카라와 아버지의 DNA 검사 결과는 카라가 딸임을 증언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아버지의 가족관계 등록부에 오카라라는 카라의 이름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특히 이는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 처리되었고 이에 카라는 의도치 않게 상속권자가 되기도 했다.

이에 친부 가족 측 변호인은 "오카라 씨가 지금에 와서 뭘 막 찾겠다고 하는 게 감정적으로 공감되지 않는 상황이다"라며 "그리고 상속받은 것도 알지 않냐. 그러니 그런 정도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찾는다고 하니 알아서 하셔야지 어쩌겠냐"라고 했다.

카라 측 변호인은 "당연한 권리가 있어서 찾겠다고 하는 것인데 그런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카라는 몇 가지 조건만 들어준다면 상속권을 포기할 의사도 있었다고 밝혔다. 카라가 원한 것은 아버지의 사진과 자신의 가족력을 알기 위한 아버지의 의료 기록,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시점과 아버지가 일했던 곳과 관련된 정보였다. 그러나 가족들은 카라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카라는 "네덜란드의 나의 삶은 충분히 행복하다. 엄마가 누구였는지 아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것이 없었다. 그것만 정보들을 주면 상속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정보를 얻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결국 어떠한 답도 정보도 얻지 못한 카라. 이에 방송은 카라와 함께 그의 뿌리를 찾는 여정에 동행하기로 했다. 이에 가장 먼저 카라와 향한 곳은 카라가 발견된 괴산.

제작진은 아주 기본적인 정보만을 갖고 추적을 시작했다. 당시 카라(강미숙)를 보육시설로 인계한 괴산군 부녀아동계장 김명헌 양과 처음 울고 있던 강미숙을 발견한 40세의 이정복 부인이라는 기록을 갖고 괴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취재를 통해 몇 가지 기록의 오류를 발견했다. 당시 강미숙을 인계한 이는 아동 복리 지도원 김명원 씨이며 미숙 씨의 인상착의를 기록한 것 중 붙은 바지는 몸에 붙는 바지가 아닌 일명 멜빵바지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제작진은 수소문을 해 김명원 씨를 만났다. 그는 "시기를 보면 내가 담당했을 때가 맞을 거다"라며 "여자아이 1명이 시설로 입소된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이쪽에 대한 일을 놓고 있어서 그런 기억조차 하기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40세 이정복 부인 추적했다. 그리고 이 또한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40세 이정복이라는 이름의 부인이 아닌 40세 이종복 씨의 부인 최영숙 씨라는 것.

제작진은 최영숙 씨의 아들과 연락이 닿았다. 이에 아들은 당시 괴산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찻집을 운영한 최영숙 씨가 아이들을 돌봐주거나 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는 것. 그리고 안타깝게도 최영숙 씨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카라는 "제가 이 여정을 시작한 게 2017년인데 그땐 여기를 찾을 수 없었다. 너무 늦었다. 살아계실 때 왔다면 날 기억할지도 몰랐을 텐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카라를 안타깝게 여기던 최영숙 씨의 아들은 "시골은 작으니까 누가 누구의 아이인지 거의 안다. 버려진 아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동네 아이가 아닌 것, 이 동네에 살지 않는 아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라며 카라가 괴산 지역의 아이가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시 시외 터미널에서 발견된 카라. 이에 터미널에서 운행하는 버스의 노선을 추적했으나 너무 많은 후보군으로 그가 실제로 살았던 지역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어 제작진은 당시 카라의 신체 사이즈와 발달 상태를 통해 그가 80년 말에서 81년 초 사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그가 태어났을 무렵의 아버지를 추적해갔다.

당시 한 은행의 지점장이었던 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은행 안에 카라의 친모는 없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시설 관리 등을 담당하던 직원이 순무원이 당시 지점장의 사택, 관사에서 함께 지냈다. 그 사람이라면 뭔가 알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당시 순무원이었던 인물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운 좋게도 그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그는 "그때 가끔 가다 자고 가는 여자가 있었다. 딸만 있으니 아들 하나 얻으려고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 여성이 누구인지 인상착의는 어떤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고 부연했다.

제작진과 카라는 하나의 단서라도 더 찾기 위해 최면 상담을 시도했다. 이에 카라는 김치를 만들고 있던 파마머리의 할머니와 피부가 하얗고 미소를 띤 한 여성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부르는 이름에 대해 "소라야"라고 언급했다.

카라는 소라라는 이름을 떠올리고 힘들어했다. 그리고 카라가 혼자 남겨졌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카라는 심각한 표정의 남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면 상담을 마친 카라는 "내가 말한 이름이 궁금하다. 진짜 이름인지 뭔지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라며 답답해했다.

카라는 혹시 자신이 잘못된 이름으로 잘못된 길을 추적한 것이 아닐지 불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카라는 엄마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청주 흥덕 경찰서에 소라라는 이름의 실종 신고건이 없는지 소라라는 이름의 아이를 찾는 여성이 없을지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제는 카라의 엄마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린 것.

하지만 카라가 그토록 알고 싶던 것 중 질환과 관련된 가족력에 대해서는 도움을 줄 수 있었다. DNA 분석을 토대로 가족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는 카라 자신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카라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카라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아버지의 사진을 준비한 것. 이에 카라는 "이 사진을 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렇게 작은 것만 원하는데 부모님이 어떻게 생겼는지만 보고 싶었다"라며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방송을 마치기 전 카라는 "우리는 한국 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가 입양인이 과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트라우마를 겪은 마지막 이야기이기를 바란다"라고 자신의 소망을 밝혔다.

여전히 많은 강미숙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 그러나 카라처럼 누구나 용기나 시간 비용을 들어 부모를 찾을 순 없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입양인들의 기록이 사실과 달랐던 점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가족이 있음에도 고아로 조작된 기록이 발견되어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비슷한 일이 발생한 네덜란드에서는 해외 입양을 금지시킨 채 국가 차원의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지만 유럽의 이야기는 유럽만의 이야기였다.

이에 방송은 하루빨리 입양인의 기록은 인권의 문제이며 입양인의 뿌리 찾기가 그들의 권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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