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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쥐약 배달' 유튜버 특수협박죄 적용…징역형 집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05.21 14:41|수정 : 2021.05.21 14:41


▲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쥐약을 배달하려고 시도했던 유튜버가 특수협박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오늘(21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원 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원 씨는 2019년 3월 쥐약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사저에 전달하려다가 경찰에 제지당하자 택배로 배달해 협박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호관이 택배 내용물이 쥐약인 것을 확인하고 비서관에게 이를 보고한 뒤 버려 실제 쥐약이 이 전 대통령에게 배달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 씨는 재판에서 "정치 퍼포먼스에 불과했을 뿐 협박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상자가 이 전 대통령에게 도달하지 않아 협박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 씨에게 이 전 대통령을 협박할 고의가 있었고 이 전 대통령도 위협을 인지했다고 보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정치 퍼포먼스라면 실제 쥐약을 사용하거나 택배로 배송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피해자의 사저 경호 단계가 강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계 근무가 강화됐던 점 등에 비춰볼 때 비록 피해자가 직접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배송이 완료됐을 무렵 피해자가 (택배 배송) 사실을 인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대중적인 영향력이 있는 유튜버로서 모방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실제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고, 수단과 방법이 폭력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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