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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사망, 작업 계획서도 없었다"…곳곳 도사린 위험

홍영재 기자

입력 : 2021.05.14 07:25|수정 : 2021.05.1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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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청소를 하다 사고로 숨진 고 이선호 씨 관련 소식입니다. 저희 취재 결과, 중장비가 오가는 위험한 환경인데도 꼭 갖춰야 할 작업계획서조차 없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국가시설에서 조차 노동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없었던 겁니다.

보도에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입니다.

이선호 씨와 다른 작업자 한 명, 지게차 한 대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고 위험이 높아 동시 작업이 금지돼 있는데 위반한 겁니다.

화물을 내린 개방형 컨테이너는 이미 안전핀이 빠져 있었고 지게차가 300kg이나 나가는 컨테이너 날개를 건드리면서 청소 중이던 이 씨를 덮쳤습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락핀(안전핀)이 제거된 그런 위험한 상태에서 쓰레기를 주으라고 했다? 절대 있을 수는 없는 짓이죠.]

SBS 취재 결과 꼭 갖춰야 할 사전 작업계획서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업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지게차를 운행하거나 중량물을 취급할 땐 반드시 작업 계획서를 만들고 이를 따라야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난 뒤 이틀 동안 해당 사업장을 집중 점검했는데 위반사항이 12가지나 나왔습니다.

안전감독자도 없었을 뿐 아니라 위험 작업 전에 실시해야 할 특별안전교육도 하지 않았습니다.

위험지역 출입금지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씨가 아르바이트로 18개월 동안 일했던 현장 곳곳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던 겁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교육) 그런 거 없습니다. 안전수칙을 이야기해 줄 위치에 있는 사람조차도. (작업계획서) 누가 쓰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또 근로자들은 그걸 써야 하는지도 모르잖아요.]

고용노동부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천930만 원을 부과했지만 구조적 문제점을 외면한 뒤늦은 조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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