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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위안부는 국제법 위반' 확인해주길 기대"

안상우 기자

입력 : 2021.04.23 04:02|수정 : 2021.04.23 04:02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어제 "무엇보다 국제사법재판소, ICJ에서 위안부 제도가 국제법 위반이었고, 따라서 일본이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죄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이날 하버드대 로스쿨 인권옹호 학생회가 하버드대아시아법학생회,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학생회 등과 공동 주최한 '일본에 책임묻기 : ICJ를 통한 위안부 생존자 정의 추구' 온라인 토론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할머니의 언급은 그제(21일)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각하 판결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공개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는 일본 정부에 '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 할머니 등이 낸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판결 직후 이 할머니는 "너무 황당하다. 결과가 좋게 나오든 나쁘게 나오든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ICJ에 최후의 희망을 걸었습니다.

이날 영상메시지에서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의 권위 있는 판단으로 역사 왜곡을 끝내고 피해자 정의 실현을 원한다"며 "한일 양국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기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인권단체인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의 김현정 대표가 참석해 위안부 문제의 ICJ 회부 필요성과 이유를 설명한 뒤 "일본이 문제 해결을 위해 ICJ로 가서 어떤 결과든 승복하기로 결정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CJ 재판관 출신인 브루노 시마 미시간대 로스쿨 교수는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하려면 당사국인 한국과 일본이 사법 관할권에 대한 특별합의를 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시마 교수는 ICJ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이 문제가 이미 해결된 것이라는 일본 측의 주장이 맞는지부터 중점적으로 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시마 교수는 "한국 정부는 1965년과 2015년 합의가 일종의 포기 조항을 담고 있기 때문에 ICJ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반면 일본으로서는 "평판 손상"만 감수하면 국제법상 과거 한일 합의들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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