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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보다 할아버지 따르는 20대…"문제는 공정과 경제"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04.08 12:34|수정 : 2021.04.08 12:34


20대와 40대가 여야를 앞에 두고 확연히 갈라섰습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승에는 통상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던 '이남자'(20대 남성)의 공이 컸습니다.

어제(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 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아빠 세대'인 50대 남성(55.8%)은 물론,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반면 삼촌 뻘인 40대 남성은 여당을 향한 변함 없는 지지 의사를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40대 남성에서만 51.3%, 과반 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삼촌과 조카'의 이런 간극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대정신과 경제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오늘(8일) 통화에서 "20대 남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부동산 문제로 불거진 공정의 가치, 그리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따른 책임성 등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반면 40대 남성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를 전통적 시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로 봤다. 이 지점에서 20대 남성과 선택이 갈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유발한 경제 침체가 두 세대를 갈라놓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정부가 표방하는 페미니즘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20대 남성의 가장 큰 불만은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당장 돈을 벌 아르바이트 자리가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40대 남성 같은 경우 직장 내 안정적 위치를 확보한 데다 20대보다는 부동산, 거주지 문제 등에 덜 민감하다"며 "경제적 불만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진영을 선택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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