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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글도 조심조심…기업들, 모니터링에 차단도

유영규 기자

입력 : 2021.03.21 09:41|수정 : 2021.03.21 09:41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이 물의를 빚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KBS 등이 사과한 일을 계기로 다른 기업에서도 '블라인드 경계'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LH는 지난 10일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를 두고 소속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올린 글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습니다.

해당 글은 "꼬우면 너희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극히 혐오스러움)" 등 표현을 써 LH를 지탄하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LH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하다"면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해당 직원을 고발하기까지 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밖에서 욕하지 말고, 능력 되고 기회 되면 우리 사우님 돼라"는 글을 올려 공분을 샀습니다.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던 KBS는 사과문을 냈습니다.

이처럼 블라인드에 올라온 부적절한 글이 회사에 대한 여론을 한순간에 악화시키는 일이 잇따르자 기업들이 블라인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의도 금융권에 근무하는 A씨는 "우리 회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블라인드 가입이 막혔다"면서 "블라인드에서 오는 메일은 회사 메일계정으로 받을 수 없게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라인드에 가입하려면 소속 회사 메일계정으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임직원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한 셈입니다.

기업 인사팀이나 홍보팀이 블라인드 게시판을 모니터링하기도 합니다.

대기업 유통업체 인사팀 사원 B씨는 "블라인드 모니터링 전담팀까지 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글이 올라오는지 확인은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적절한 글 하나로 조직 전체가 휘청거린 선례를 보며 '자기 검열'을 하게 됐다는 직장인들도 있습니다.

블라인드는 2013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약 5만 개 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 300만 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기업이나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갑질' 등 비위 폭로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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